미움받을 용기 (200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1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 전경아 옮김, 김정운 감수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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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뼈때림의 아픔. 변명과 무지, 잘못된 ‘선택’으로 이미 망해버린 내 인생은 어쩌란 말인가.

프로이드를 정면으로 반박하는 아들러의 심리학 개념을 알기쉽게 설명하는 철학이론서. ’철학자‘와 ’청년‘ 사이의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콩당콩당 농담하는 식으로 진행되다가도 ’공동체 감각’ ‘인생의 과제’ ‘과제의 분리’ 같은 어렵고 난해한 개념들을 다루며 비교적 알기쉽게 풀어준다.

매 순간 춤추듯 살아야 한다. 변명하지 말고.

책 속의 철학자는 ‘기시미 이치로’라는 일본의 철학자로, 이 책의 저자 고가 후미타케가 20대 청년일 때 무연히 읽게 된 [아들러 심리학 입문]을 쓴 학자였다. 관련된 독서를 통해 ’기시미의 눈을 통해 본 아들러학‘에 폭 빠진 그는 첫 독서 이후 10년이 지나 기시미 선생을 만나게 되었다.
그 때,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기록으로 남긴 플라톤이 있었듯 아들러에게 있어 플라톤이 되고싶다’는 기시미 선생에게 ‘그러면 제가 기시미 선생님의 플라톤이 되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이 이 책의 출발이 되었다고.

책의 맨 마지막에 달린 ‘책을 마치고’에서 읽은 이 이야기에 왜 이렇게 뭉클하고 찡한 감정이 되는건지—
얼굴 한 번 본 적 없고 책으로만 존경하던 어른을 만나 그의 평생에 걸친 연구의 한 부분을 글로 남기는 일을 기꺼이 하고싶다고 밝히는 작가의 마음이 어땠을지. 아름답다.
__________

자네가 극장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게. 자네에게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 바로 앞줄조차 보이지 않게 돼.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라네. 인생 전체에 흐릿한 빛을 비추면 과거와 미래가 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겠지. 하지만 ‘지금, 여기’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면 과거도 미래도 보이지 않게 되네.

우리는 좀 더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야 하네. 과거가 보이는 것 같고, 미래가 예측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자네가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지 않고 희미한 빛 속에서 살고 있다는 증거일세. 인생은 찰나의 연속이며, 과거도 미래도 존재하지 않아. 자네는 과거와 미래를 봄으로써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려하고 있네.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든지 간에 자네의 ‘지금, 여기’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고, 미래가 어떻게 되든 간에 ‘지금, 여기’에서 생각할 문제는 아니지.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고 있다면 그런 말은 나오지 않을 걸세.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전경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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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리커버 에디션)
박정민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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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민'이라는 배우, 젊은 사람이 참 대단하구나 감탄 하면서 영화를 보곤 했는데 글도 이렇게 잘 쓰는 사람이라니. 유머도 있고 시종일관 유쾌하다. 웃음 뒷면에 깊은 심연과 불안이 엿보이는 사람. 그렇기에 스스로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

매일매일 한 주제로 계속 글을 써 온 사람인가보다. 나름 주변 지인들 중에 자기 글 재미있게 읽어주는 독자도 있는 편인거 같고.
뭔가 생각나면 즉각 문자보내서 물어볼 사람도 있고, 어떤 느낌이 생기면 바로 누군가에게로 생각이 연결되어 떠오르고.
미안했던 사람도 많고 눈 앞에 채이는 측은한 사람도 많다. 심지어 떠돌이 개한테까지도.
뭔가에 꽂히면 남미든 로마든 바로 달려가서 이런저런 경험을 하고, 거기서 만난 사람들 이야기를 또 떠올린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참 많은 사람이구나.
그래서 남의 써준 이야기를 몸으로 감정으로 전달하기만 하는 것에는 성이 차지 않을 사람이었겠구나.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단어들로 자기 감정을 오롯이 전달할 줄 아는 능력은 아마도 본인 스스로 철저히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라는 자성의 마음에서 나온 것일 테다.

그런 사람이어서 이 사람에게 끌린다.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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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유시민의 항소이유서 알라딘 싱글즈 특별 기획 5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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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에 얼핏 보고말았던 것을 제대로 내려받아 정독했다. 웬만한 단편소설 분량의 항소이유서.
인터넷에 치면 바로 전문을 다운로드 받아 읽어볼 수 있는데, 혹시나 하고 서점에서 찾아봤더니 예스24에서 전자책으로 무료로 다운받아 이용할 수 있었다.

워낙에 짜임새가 있어서 길다는 느낌 없이, 내 앞에서 유시민씨가 직접 이야기 해주는 것을 듣고있는 느낌이다.

작금의 무정부시대의 혼돈에서 가끔 누군가 펄펄 뛰는 심장으로 진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싶을 때가 있다. 지금이 너무 맥빠져서, 희망이 없는 것만 같아서, 마치 나도 따라서 점점 죽어지는 것만 같아서.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그래서 이렇게 치열한 글이 그리웠나 보다.

#유시민의항소이유서 #유시민 #돌베개 #비매품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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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경험의 다양성 - 신의 존재에 관한 한 과학자의 견해 사이언스 클래식 16
칼 세이건 지음, 박중서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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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세이건에 누군지 잘 모르고 살았어도 별로 큰 어려움은 없었지마는, 책을 읽어보니 음.. '감히' 종교인들과 맞장 떠서 쫄리지않는 사람인걸 보니 정말 난놈(?), 아니 명석한 사람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1985년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열린 자연 신학에 관한 기퍼드 강연에 강사로 초청되어 아홉 번에 걸쳐 강연한 내용을 옮긴 것이다. 뒷부분에는 질의문답한 내용도 첨부되어 있다. 칼은 강연에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에 대한 자신의 이해, '성스러움의 본성을 이해하기 우한 자신의 탐구 가운데 일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그가 논쟁을 벌인 상태는 하느님이 아니라, 오히려 성스러움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완벽하다고 믿는 사람들, 종교적인 믿음으로 세상의 모든 진리를 다 아우를 수 있다고 믿는 오만에 대한 지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종교의 효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여러 종교들에 대해서도 거부감없이 존중하는 편이다. 그러나 과학의 영역을 종교로 설명하는 것에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본인의 분야를 오랜 세월 집중적으로 연구한 저명한 과학자들일수록 모든 것의 질서들 가운데서 신비롭고 성스러운 신의 존재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고백을 하는 경우들도 종종 들었던 거 같다.

강연의 본 내용보다 뒤에 실린 질문과 대답편에 더 재미있었다. 과학적인 연구방법과 증거의 유무를 반복적으로 설명하는 그에게 질문자들은 끊임없이 심령이나 본인의 종교적인 경험에 대해서 털어놓는다. 끝까지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칼 세이건, 정말 존경스럽다.
__________________

질문자: 제가 보기에는 과학이야말로 인류의 시종일 뿐, 오히려 인류가 과학의 시종이 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칼 세이건: 물론 과학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우리가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실은 세계의 얼마나 작은 조각인지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효과가 있음이 증명된 유일한 방법인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남에게 속거나 심지어 우리 스스로에게 속는 일이 얼마나 흔한지를 유념한다면, 이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주장들에 대한 매우 고집스럽고도 회의적인 접근 방식이 우리에게 필요함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그 고집스럽고도 회의적인 접근 방식은 지금까지 검증되고 연마되어 왔으며,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과학이라고 부릅니다.

과학을 통해서 가능했던 수많은 발견들은
전통적인 지혜를 무조건 받아들여서가 ‘아니라,’
또한 종교 및 세속 학교에서 가르치는 누구나 다 아는 맹목적인 믿음 — 가령 물리학과 천문학에 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 — 을 무조건 받아들여서가 ‘아니라’,
그 대신 이렇게 물어보아서였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대한 증거가 정말로 있는가?”
이것이야말로 과학의 방법입니다.

과학적 경험의 다양성 | 칼 세이건, 박중서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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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소크라테스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은모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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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소설의 '가르치려드는 꼰대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책은 꽤 괜찮았다. 유쾌하게 일본정서를 받아들일 수 있었던 좋은 경험.

일본의 초등학생, 십대 청소년들이 주인공이며, 이들이 학교에서 겪는 이런저런 일들을 통해서 고민스러운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줄거리다. 다섯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어느 정도 각각의 이야기들이 교차되면서 연결되는 구조를 갖는다.

각 단편들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거꾸로 소크라테스
선입관에 지지말자.
꼰대들아, 보고있나? 멋짐 폭발하는 나를.

2. 슬로하지 않다
왕따당할 이유가 있을거라고?
웃기지 마시라.

3. 비옵티머스
평판이란 무엇인가.
내 잘못 아니어도 책임감 느끼고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사람은 어떻게든 꼭 보답을 받는다는.

4. 언스포츠맨라이크
묻지마살인 기해자도 어쩌면 피해자?
규격화된 옛날식 방식으로 아이들을 억압하지 마시라.

5. 거꾸로 워싱턴
의붓아버지는 아이를 학대한다?
그게 아닐 수도 있지만, 늘 감시의 눈초리로 지켜볼 필요는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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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는 의외로 좁아. 친구의 친구가 다른 친구일 때도 있지. 건너건너 지인이 알고 보니 직접 아는 사람일 때도 있고. 나하고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가 큰일 날 때도 있어. 양철 필통을 떨어뜨리는 게 특별히 나쁜 짓은 아니지만, 간접적으로는 모두에게 피해를 줘. 법률을 어긴 것도 아닌데 뭘 어쩌라는 거냐고 고집스럽게 버틸 수도 있겠지. 하지만 미안한 짓을 했다고 반성하는 사람이 훨씬 훌륭해. 그리고 그 훌륭함이 평판을 만들지. 그 평판이 언젠가 여러분을 도와줄 거야.”

거꾸로 소크라테스 | 이사카 고타로, 김은모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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