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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그 고향의 실루엣
김운기 지음 / 눈빛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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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기 사진집 '어머니, 그 고향의 실루엣' 이 책에 실린 사진의 태반은 사실은 직접 내 눈으로 보거나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책이나 드라마를 통해 얻은 간접경험으로 잠작이나마 할 수 있는 것이 참으로 용하다 싶다. 

처음엔 어머니들 모습만 보였다. 하나같이 작고 마른 쭈글쭈글한 수많은 어머니들. 어찌 그리 비슷한 분들만 잘도 골라 찍어놓으셨을까.

그렇게 책장을 넘기다가 당시 내 또래 아이들이지 싶은 학교모습을 발견했다. 콩나물 교실. 내가 국민학교 1학년이었을 때 우리 반 아이들 숫자가 어렴풋이 70명 정도였던 기억이 난다. 사진 속의 투박한 나무 책상과 의자, 교실 뒤의 작품판. 질끈 묶여져있는 무늬없는 커튼들. 순식간에 내 기억이 80년대로 돌아가버렸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여기 이 사진집 속의 일상들은 내가 태어난 이후 같은 시대, 같은 시간에 일어났던 일이었다. 함께 살아왔던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그 어렴풋한 기억을 붙잡아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에 얼마나 감사한지. 한편으론 내 뒤에 오는 사람들은 지금 내가 간신히 붙잡고 있는 이 기억을 과연 얼마만큼이나 저릿하게 간직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세대와 세대는 이렇게 전해져왔다. 이 땅 위에 함께 살고 있는 앞선 사람들과 뒤에 선 사람들을 이어주는 작지만 의미있는 시도들이 꾸준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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