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7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하~ 이 고전을 이제사 읽다니. 사실은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여자에 대한 발언들이 너무 불쾌해서 중간즘 읽다 접었었는데. 당시 사회상을 고려하여 그 부분은 일단 한 수 접고 다시 읽어보니 역시.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조르바를 사랑했는지 알 것 같았다.

밥먹고 하는 일이라고는 여자들 꼬셔서 즐기고 흥이 나면 바이올린 연주와 노래도 구성지게 뽑고 하고싶은 대로 이 말 저 말 눈치 안보고 다 하면서 사는 마초같은 남자 조르바. 그러나 맡은 일에서는 탁월한 체력을 바탕으로 위험한 상황에서 사람들을 구하기도 하고, 노련하게 아랫사람들을 부리면서 자신을 고용한 보스에게 충성을 다한다.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사람들을 짠하게 보는 진지한 휴머니스이며 종교의 세속적인 음흉함과 정치의 비정함과 탁상공론성에 치를 떤다. 특히 여성들을 측은해하며 한없이 약한 존재로 생각하는 마음에 깊다.

천성이 ‘싸나이’인지라 무서운 태풍이나 인생의 고난에도 무릎꿇거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 이기겠다는 의지가 팔 할쯤 되는 인물이다. 덕분에 조르바와 함께 하는동안 만년서생 같던 화자도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한다. 책을 읽는 동안에 나 스스로도 어느덧 조르바의 생각에 빠져드는 느낌. 신기하다. 유머러스함과 무식함, 강한 남성의 향기가 합체한 생명체의 영향력이란.

[그리스인 조르바]가 이런 소설일 줄은 정말 몰랐다. 내가 읽은 문예출판사 버전은 영어판의 번역이 아니라 그보다 일찍 나온 프랑스어판의 번역이라 자세히 추가된 부분도 많고, 번역이 좀 더 영화적인듯 해서 좋았다. 덕분에 인물간 대화들이 훨씬 실감났다고 해야하나. 잘 골라 읽은듯 하다.

혹시라도 나처럼 초반에 조르바의 여성비하 발언 때문에 책을 덮었던 분 있다면, 꾹 참고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한다. 생각보다 좋았다. 추천.
_________

‘이 모든 것은 우리가 느끼는 불안의 산물이며,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 상징이라는 눈부신 외관을 하고 나타나지. 그 모든 것을 만들어내는 건 바로 우리 자신이야. 그것들이 우리를 발견하려고 멀리서 올 필요는 없어. 그것들은 먼 곳에서 우리에게 전해지는 메시지가 아니라고. 그것들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서 생겨나며, 우리들 밖에서는 전혀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해. 우리의 영혼은 그 메시지들의 수신자가 아니라 전송자야. 그러니 우리는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거야.’

그리스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재형 저

#그리스인조르바 #니코스카진차키스 #문예출판사 #상남자 #휴머니즘마초 #추천소설 #독서 #책읽기 #북스타그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