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의 결혼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68
보마르셰 지음, 민희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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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본을 읽는 것은 학교다닐 때 교과서에서 읽은 것 말고는 처음인듯. ‘세비야의 이발사’ 혹은 ‘피가로의 결혼’ 모두 같은 내용의 이야기. 글로도 발표되고 후에 모짜르트에 의해 오페라로 만들어진 유명한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것은 처음이다.

처음 이야기의 시작은 ‘성주가 결혼하는 신부의 첫날밤을 취할 수 있는 권리’를 이용해 백작이 이발사이면서 잔꾀에 능한 피가로의 신부 수잔느를 취하고자 하는 것으로부터다.

피가로는 어린 시절 남의 손에 맡겨져 자라서 부모가 누구인지 불명확하던 인물. 당시 지니고있던 물건이나 번듯한 외모 등으로 유추하건데 아마도 귀족의 핏줄쯤 되지않을까 스스로 믿고있다. 그래서 가난하지만 기죽지않고 허풍도 잘 떨고 임기응변에 강하다.

이발사로 살던 자신을 데리고 와서 가까이 두며 부리던 귀족 남자를 본인의 기지로 백작부인과 결혼까지 할 수 있게 도왔으나 도리어 자신의 신부에게 욕심내는 백작에게 분노를 느낀 피가로는 꾀를 내어 백작을 골탕먹일 작전을 짠다.

이 와중에 자신에게 빌려준 돈을 빌미로 자기와 결혼하려는 늙은 여자 마르셀린느가 자신의 생모였음이 밝혀지고, 남편의 바람끼를 응징하려는 백작부인, 새신랑이 될 남편의 사랑을 확인하고싶은 수잔느가 각자의 남편을 시험하기 위한 함정을 판다.

이 작품이 무대에 올려졌을 때 인산인해를 이루어 관객 중 세 사람이나 질식사했다고. 당시에도 눈길을 끌만한 어마어마한 막장드라마 스토라에다 중간중간 남녀간의 은밀한 대화가 노골적으로 묘사되는 등 지금 읽어도 재미난 부분이 참 많다. 고전을 읽는 또 다른 재미가 쏠쏠했던 작품. 이런 작품인줄 상상도 못했었는데, 덕분에 엄청 웃었다.

남녀간의 연애얘기 뿐 아니라 귀족들을 풍자하며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사들도 많이 나온다. 실제로 이 작품이 프랑스혁명을 예고하는 작품이라는 평이 달리기도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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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작부인 : (무대 안쪽을 보며) 불꽃을 피우네요.
백작 : 너의 혼례 준비를 하고 있지. 그들이 지나가는 동안 잠깐 정자 안에 들어가 있을까?
백작부인 : 정자엔 불도 안 켜졌는데요?
백작 : (그녀를 가만히 잡아당기며) 불이 무슨 소용 있어. 독서를 하나?
피가로 : (방백) 저 계집 또 따라가네. 내 이럴 줄 알았지. (앞으로 나간다)
백작 : (뒤를 돌아보며 큰 소리로) 여길 지나가는 게 누구야?
피가로 : (화내며) 지나가다니요, 급히 오는 길입니다.
백작 : (낮은 소리로) 피가로야. (도망친다)
백작부인 : 나도 당신과 같이 가겠어요.

피가로의 결혼 | 보마르셰, 민희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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