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부르고 있는 것일까 문학과지성 시인선 323
마종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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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과 세월이 잔뜩 묻어 나는 작품이다.

가끔 지하철 창밖을 주시하며 읽는, 그의 시는 연신 내 가슴을 울먹이게 했다.

요즘 나는 거울을 자주 본다. 눈 밑 주름이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장품도 신경 써서 바꿔주고, 그러다 한심한 듯 거울 속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나이듦을, 세월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맘 속에서 거부하고 있으니, 아직 나는 세월에 여유가 없다.

나이듦이란, 세월에 좀더 유해지고 혜안을 갖게 되는 것인가 보다. 그의 연약하고 섬세한 감수성이 내 가슴에 파문을 일으켰다.

<골다공증>을 읽을 때는, 엄마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고, 알래스카 시편들을 읽으면서 북극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상처 5> 에서는 현재의 내 상처를 보는 듯 했고, <귀향>을 읽으며 진정한 그리움에 대한 생각을 했다. 돌아가야만 하는데 어디로 돌아갈 지 모르는 방랑자들에게, 부디 안부를...

내게 詩란,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이성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가슴으로 내뱉은 단어들을 묵은지처럼 담아 두며 내 자신을 다독이는 것이리라.  넋 놓고 꿈꾸는 자 되어 이 세상 떠돌면 어떠리 싶다. 어차피 삶이란 공수레 공수거, 무엇을 더 욕심내면서 살아야 하나.

현실주의자들은 재테크에 열을 올리고, 그것이 어쩌면 당연한 삶일 수 있겠지만,

그의 시를 펼쳐 든 순간엔 모든 것이 공기속에 사라지고, 오롯히 나라는 존재가 이 지구에 서 있는 기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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