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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ㅣ 중국 인문 기행 1
송재소 지음 / 창비 / 2015년 3월
평점 :
밥알이 떠 있는 새로 거른 동동주에
붉은 진흙 조그마한 화롯불 있소
저물녘 하늘엔 눈이라도 오려는데
술 한잔 마시지 않으시려오
저자가 중국 식당에서 발견한 컵에 쓰여져 있는 시라고 한다. 그 식당은 '홍니소주'라는 식당인데, 나도 가본 곳이라 기억이 났다. 그리고
컵에 한자가 이리저리 써 있어 신기했는데, 그게 도연명의 시라니. 그리고 친구에게 술 마시러 오라고 보낸 초대 시라니 더욱 정겹다.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 시와 술과 차라는 주제로 중국을 돌아보는 저자의 기행이 순간 부러웠다.
지금부터 한문을 공부할 수는 없고, 이 책을 다 읽고 책에서 소개한 곳을 다시 한번 찾아봐야겠다. 정말 모처럼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이태백의 월학독작이라는 시는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틀림없이 반길 만한 시다. 마지막 구절이
압권인데,
취중의 흥취를 얻으면 그만이지
술 마시지 않는 자에겐 말하지 말라
그래, 술 마시고 말을 하면 "취했냐"라고 물어보는 건, 그래서였구나. 1000년 전 사람이 알던 것을 난 이제야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