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 마들렌
박서련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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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작가님은 '체공녀 강주룡'으로 처음 만났다.
노동 운동가로 살아가는 강주룡의 삶이 너무도 애처로워 눈물이 났고 그럼에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단단한 모습에 울림을 받았던 소설이다.
소설이 내내 무겁지 않게 귀여운 사투리나 남편과의 꽁냥꽁냥 사랑 이야기가 버무려진 것도 참 좋았다.
젊은 작가님이 첫 장편소설을 이렇게 완성도 있게 썼다는 사실에 놀라 이후 작품도 가능하면 챙겨 읽는 편이다.


나, 나, 마들렌은 7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단편을 읽어나가면서 하나의 범주로 엮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만큼 각각의 이야기들이 통통 튀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오직 운전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에서는 전염병 속에 살아남은 생존자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기존에 바이러스 영화에서 영상물을 많이 접했던 터라 상상하며 읽는 맛이 있었다.


'김수진의 경우'는 엄마가 되고 싶은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다.
인공 자궁 이식 수술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임신에 성공하고 아이까지 낳는 과정이 그려진다.
주인공 수진이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하고 프로젝트에 참여자로 선정되고 임신에 성공하여 출산의 고통을 느끼기까지 어느것 하나 쉬운 것이 없었지만 수진은 또다른 수진이 겪을 수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본다.
처음부터 여자로 태어난 어떤 자신처럼 엄마가 되는 꿈은 어려울 수 있다고.
그리고 자신의 곁에는 그 대단한 일을 해낸 엄마가 있었다.


'한나와 클레어'는 호텔 메이드와 미스테리 쇼퍼 투숙객간의 신경전에 대해 다루고 있다.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읽으며 쿡쿡 웃음이 났는데 한나나 클레어 같은 캐릭터는 어딜 가든 꼭 만나게 되더라..


개성이 강한 재료를 모아놓은 비빕밥인데 너무나 맛있다.
이게 박서련 작품의 매력이다.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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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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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부리지 않고 하루에 딱 서너장씩 읽었다.
잠자기 전에 읽고 새벽에 눈떠서 읽고.
어떤 글은 피식거리기도 하고 또 어떤 글은 하루 종일 마음에 머물기도 했다.


지적인데 유머까지 갖춘 사람.
평소 이적님을 보면서 드는 생각인데 이렇게 글까지 잘 쓰시면...


재미있는 것은 고수에 대한 이야기
나는 여전히 고수를 먹지 못한다.
베트남 음식을 무지무지 사랑하지만 고수만은 당췌 친해질 수가 없다.
음식에서 화장품 냄새난다는 느낌. 너무 잘 안다🤧
그렇지만 나도 언젠가는 이적님처럼 벼락같이 기호가 바뀌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있다.


3만 원권 지폐는 언젠가 기사에서 본적이 있는데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었던 것 같다.
오랜만에 만난 조카에게 만 원을 주긴 뭣하고, 몇 장을 세어서 주는 것도 좀스러워 보일까 봐 호기롭게 5만 원권을 쥐여주고는 뒤돌아 후회로 몸부림치는 사람들이 많았나 보다😁
3만 원권 지폐가 현실화된다면, 진짜로 그렇다면.
세상은 이렇게 엉뚱하면서도 철학적이고 또 남다른 관찰력을 가진 사람들로 인해 변화되는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앞으로 더 많은 단어를 세상에 꺼내놓아주시길.
그것이 노래든 글이든 흡수할 준비된 찐팬이 여기 있으니🧡


* 이 도서는 김영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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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티 워크 - 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가되는가
이얼 프레스 지음, 오윤성 옮김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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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리적이고 불결한 노동은
누구에게 어떻게 전개되는가.


사회적으로 꼭 필요하지만 드러내기엔 비윤리적이고 불편하여 음지로 숨어드는 필수노동이 있다.

영화에서나 볼법한 잔혹 행위가 자행되고 수감자의 학대 행위가 묵인되는 구치소나 교소도 내 정신병동에서의 교도관들.
드론 전투 기지에서 표적암살을 수행하는 드론전투원들.
화장실 갈 시간이나 휴식 시간도 없이 1분에 65마리의 닭을 벨트에 걸어야 하는 도살장의 이주민 노동자들.

이러한 노동은 우리 사회의 질서유지와 문제 해결에 필수적이지만 대다수가 깊이 고민하지 않고 직접 해결할 마음은 더더욱 없는 필수노동이다.
나 역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우리나라의 택배나 배달 등의 노동환경에 대해서만 생각했지 교도관, 드론 전투원 등은 생소하게 느껴지는 직업이었다.


더티 워크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덫이라 느끼면서도 빚을 지지 않기 위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저자는 이들의 노동 현장을 집요하게 파헤침과 동시에 개인에서 사회구조의 문제로 문제의식을 확장한다.


도축 노동자의 이야기는 정말 충격적이면서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알게 되었다.
정육공장을 가동하고 주문량을 맞추기까지 그 이면에 이렇게 엄청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니.
최근 윤리적 식생활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동물 복지에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늘고 방목이나 환경 인증 라벨이 붙은 고기를 구입하는 데는 진심이지만 노동자의 복지는 그 어디에도 확인할 길이 없다.


여전히 갈길이 멀었다고 생각하게 하는 말과 글들이 주변에 넘쳐난다.
필수 노동자에 대해 달라지지 않는 선입견, 그들의 목소리를 지탄하는 무자비한 시선들.
개인의 책임으로만 단정짓고 나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던 일들이 어떻게 우리와 맞닿아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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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괴물, 요정들의 문해력 파티 2 좀비, 괴물, 요정들의 문해력 파티 2
정재영 지음, 박우희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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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시절 TV를 보고 친구와 노는게 더 재미있었던 정재영작가님은 책 읽기를 싫어했대요.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프랑켄슈타인>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뒤로 <피터 팬>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나게 되고 자연스럽게 책을 쓰는 작가가 되었답니다.


이 책에는 요정을 비롯해서 일곱 명의 신비한 친구들이 등장해요.
용, 인어, 도깨비, 앨리스, 유니콘, 피노키오, 팅커벨 이지요.
각 장마다 일곱 명의 친구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문해력 학습을 위한 문제풀이를 해보는 방식이에요.
문제풀이는 내용 이해하기, 추론하기, 요약하기, 중심 내용을 파악하기 등 8가지 항목으로 나뉘어 있어요.
작가님이 오랜 시간 학생들의 글쓰기를 지도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만들었다고 하니 재미있게 읽고 즐겁게 풀어보면 되겠지요😊


아이에게 이야기 하나씩 읽어주고 퀴즈처럼 함께 풀어보면 좋을거 같아요.
저는 11살 저희 아이와 함께 읽고 풀어보았는데 엄마는 문제가 어렵다 모르겠다~ 했더니 자신이 알고 있는 배경지식까지 얹어 설명을 해줍니다 ㅋ
그만큼 책에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게 재미있으면서 자연스럽게 문해력도 키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집에서 독서는 많이 하는 편이지만 관련학원은 보내본 적이 없기에 아이의 문해력이 어떤지 궁금했어요.
다행히 아이가 즐겁게 문제를 풀어주었고 결과 또한 나쁘지 않네요. 아이도 읽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문해력의 시작은 글 읽기! 부터라는데 읽기와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책.
이 책으로 즐거운 문해력 파티를 열어보세요.
부모님과 함께 읽고 문제를 풀다보면 자연스럽게 문해력도 높아집니다.


* 이 도서는 북멘토에서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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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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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폭력 피해 당사자분들은 생존 자체가 투쟁이다.
나는 그분들의 투쟁을 글로 옮길 자신이 없다. 전혜진 작가는 그 투쟁의 무게를 차분하고 명징하게 전달한다. 그는 나처럼 폭력의 거대함과 투쟁의 깊이 앞에서 지레 움츠러들거나 먼저 울어버리지 않는다.
전혜진 작가의 글은 꼿꼿하고 강하다 - 정보라(소설가) -


감사하게도 하니포터(한겨레 서포터)를 3기부터 시작하여 현재 6기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제까지 만났던 모든 책이 좋았지만 이번에 만난 <바늘 끝에 사람이> 같은 도서를 만날때면 독서의 기쁨, 그 너머 무언가를 건드린듯 마음이 찌르르하다.


그동안 나는 국가폭력이나 재난 사태에 대해 무관심이 아닌 무지에 더 가깝다고 판단했기에 침묵하는 쪽을 택했다.
이따금씩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더 입을 닫게 됨은 물론 피해 당사자나 가족분들의 고통에 대해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관된 태도는 또다시 참혹한 고통만 반복될 뿐이고, 아픈 역사의 갈피속으로 넣어두기 위해서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국가,정부,권력이 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바라보아야 한다.


시대의 비극 사건에 SF, 설화, 스릴러 등을 가미하니 읽는 재미는 높여주고 메세지는 강하게 전달된다.
단편 하나하나가 모두 흥미롭고 실제 사건과 연계 지으며 읽다보니 한 권이 순삭이다.
이런 멋진 소설을 쓰신 작가님.
작품을 구상하여 쓰고 출판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을까 싶지만 독자로서는 작가님의 노고에 엄지척이라도 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많은 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 이 도서는 한겨레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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