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빛횟빛 ㅣ 난다시편 11
장혜령 지음 / 난다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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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국을 끓이다 그 국솥에 빠져 죽은 여자는 처음에 오백명의 아들을 위해 국을 끓였습니다.
이야기란 누군가로부터 흘러나온 풀씨!
모래바람 부는 부엌에서 여자는 씨앗으로부터 이야기를 키우고 닦고 묶으며 시의 뼈를 수습합니다.
뼈들은 횟빛횟빛 우는 잿빛 비둘기가 되어 당신에게 닿고 싶어합니다.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하늘에 날려 보내고 싶은 날이 있지요. 이 시집을 봉투에 담아 보내주세요 당신에게, 그리고 당신의 뼈에게, 더구나 500명이나 되는 당신의 아들들에게는 특히 더, 당신을 먹어치운 그들에게는 더욱더 시집의 이야기를 퍼뜨려주세요. 풀씨처럼 날아가도록 시의 말들은 비둘기의 날개를 빌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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