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ire 2007-01-04  

밤마다, 몇 주째
콜드플레이를 듣지요. 들으면서 자주 나무 님을 떠올려요. 예전에 어느 분도 꿈에 서재지인이 나왔다며, 얼굴도 모르는 분이 꿈에 나온 것을 신기해한 것처럼, 저도 머릿속에 침투해들어온 이미지에 놀라면서도, 무의식으로 불러들인 이미지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 뚫어지게 바라봤는데요. 분명 어떤 이미지인 것은 맞는데, 무슨 형상인지는 알 수가 없고, 다만 허영의 창고, 라는 두 음절이 어둠 속을 흘러다니더라고요. 참 이상하죠. 콜드플레이의 목소리는 참 좋더군요. 연애하고 싶은 목소리였어요. 지하철에서 사위의 소리들을 잠식시킬 만큼의 중독성 내지 감염성도 있고. 그러나 늘 그렇듯이 앨범 끝까지 듣기 전에 잠들어버려요. 그래서 어젠 부러 4번째 곡을 시작으로 놓고 들었는데, 그 곡이 참 마음에 들더라고요. 나무 님은 요새 바쁘신가 봐요. 연초가 되면서 저도 약간 바빠졌어요. 그건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福의 실상은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blowup 2007-01-04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낮잠을 자다가 꿈을 꾸었어요. 이러면서 바쁘다고 해도 될까요. ㅎㅎ 연말에 슬그머니 바빴다가, 지금 잠시 쉬고 있어요. 대기 상태 비슷하네요. 이렇게 쪽시간이 주어지면 뭘 해야 할지 몰라서 허둥대요. 원래 계획은 밀린 책 읽기였는데, 늘 밀린 드라마 보기가 우선순위가 되곤 하죠.
연말에 서재 알라디너들이 올린 책읽기에 관한 리스트를 보고 살짝 충격을 먹어서, 올해는 좀 부지런히 읽자고 다짐했는데..-.-;
창피한 건 책의 숫자가 아니라 책읽기 행태였어요. 토핑에만 신경을 쓰는 굉장히 장식적인 책읽기였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내적 궤적이 있는 책읽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지요.

blowup 2007-01-04 1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형상은 없고 음절만 어둠 속을 흘러다니, 꽤 기괴하지만 재미있어요.
허영의 창고라니, 너무 그로테스크한 거 아닐까 싶지만.^^
연말 연시 인사도 안 하고 지나간 거에 대한 기회를 주신 건가 봐요. 서로에게.
복의 실상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어요. 제가 제 발로 복을 찼던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언제 제 꿈 이야기도 해 드릴게요. 연예인이 등장하는 재미난 꿈을 꾸거들랑 말이에요.

chaire 2007-01-06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항상, 밀린 책 읽기였던 계획이 밀린 드라마 보기로 대체되곤 하지요. 지금도, 내일은 일요일이니까 밀린 책 읽어야지, 하고 있지만 아마 내일도 저는 밀린 영화, 밀린 드라마를 보겠지요? ㅎㅎㅎ 나무 님도 그래주신다니, 괜실히 위로가 되는데요.

그나저나, 대문에 쓰신 아무렇지도 않다는 말을 읽을 때마다 아무렇지 않지 않다, 는 기의가 함께 읽히는 것은, 아마 저의 심리적 착시 내지는 투사겠지요..?

오늘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아름다운 설경이 단 십분 만에 펼쳐져서 살짝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 동네도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