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le 2006-09-25  

펑펑 우신거예요? 왜요?
라고 물으면 좀 바보같겠죠. 언니네 패밀리를 지하철역까지 배웅하고 돌아와서는 세수하고 바로 쓰러져 잤어요. 무척 고단했거든요. 전 역시 아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나봐요. 큰 조카가 까불거리는게 어찌나 신경을 건드리는지. 너무 오래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서인지 왜 그렇게 또 가족은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버겁고 답답하고 거추장스럽게만 느껴지는지. 오늘은 아침에 일어났더니 혓바늘이 장미 가시처럼 돋고 담배도 피우지 못했는데 목은 붓고 입술은 부르트고 머리는 지끈거리고. (이거 왠 투덜투덜 모드죠.)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난 후처럼 몰골이 처참해요. 댈러웨이부인,은 50여 페이지를 넘기고 나니 읽을 만 해요. 울프의 어법에 익숙해져 그런가 봐요. 이제 50여페이지를 남겨놓고 있는데 얼른 읽어 치우고 프로이드나 읽고 싶어요. (프로이드나, 라니 놀라운데요.) 댈러웨이 부인을 읽으면서 새삼스럽지도 않게 그러나 또 다시 절실하게 나의 '어설픔'을 자꾸 인식해요. 어쩌면 난 죽을 때까지 이렇게 어설프고 어줍잖고 그러겠구나, 싶어 좀 쓸쓸하더라구요. 다음에 울 때는 같이 울어요. 기회가 된다면. 그리고, 좋은 책 골라 사줘서 너무 고마워요. 잘 표현은 못했는데 집에 와서 내내 카이레님이 골라준 책을 보며 므흣해했음. 그 책을 제대로 꽂기 위해 조만간 책장 정리를 다시 할 수도.
 
 
chaire 2006-09-25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출시 기념, 으로 한바탕 했어요. 한 계절에 한번쯤은 그렇게 울어주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왜... :)

실은, 아주 쪼잔한 문제로 누구랑 싸웠대요. 그러구는 쪼잔한 문제로 뚜껑 열린 저 자신에게 화가 나서 미치겠는 거예요.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신세한탄 좀 했죠, 뭐. 근데, 울고 나도 (예상과 달리) 별로 시원하지가 않더라구요. 계속해서 서러워지기만 하길래, 뚝 그쳐버렸어요. 안 그랬음, 밤새 울었을지도...^^

암튼, 그리하여, 지금은 정말로 감기가 걸린 것만 같아요. 눈물이 콧물로 변해서 아직도 얼굴 위를 기어다녀요.

별로 좋은 책을 사주지 못해 마음에 걸렸건만, 저렇게 또 말씀해주시니, 저도 므흣합니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