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만 아는 배우 공상표의 필모그래피 오늘의 젊은 작가 26
김병운 지음 / 민음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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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방화사건이 벌어집니다. 여섯 명이 죽고 스물세 명이 다쳤습니다. 그 클럽은 트렌드에 따라 계속해서 이름이 바뀌어 왔지만, 줄곧 공공연하게 게이들이 즐겨 찾는 명소로 알려진 곳이었습니다. 이 참사는 성 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였습니다. 하지만 추후에 방화범 이모 씨가 한때 클럽을 자주 드나들었던 성 소수자로 밝혀짐에 따라 대중의 반응은 흔들립니다.

 

성 소수자는 자신과 비슷한 성 소수자를 혐오하고 증오할 수 있었던 걸까요. 자기 존재를 부정하거나 증오함으로써만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소설의 배우 공상표 역시 그랬습니다.

 

“저는 그동안 화면에 비친 제 모습을 수도 없이 마주해 왔지만 이게 '진짜 나'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거든요. 그건 '내가 바라는 나'이거나 '사람들이 바라는 나', 아니면 '사람들이 바라서 나도 바라는 나'였고,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결국에는 '꾸며진 나'로 귀결됐으니까요.” (192쪽)

 

‘진짜 나’,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큰 용기를 내야 했던 국민 연하남 ‘공상표’의 필모그래피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살펴보며 그를 응원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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