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온다 리쿠의 소설 중에는 밤의 피크닉을 제일 먼저 읽었었다. 읽은 후엔 생각보다 별로다 실망을 많이 했는데, (하여 이 작가는 다신 접할 일이 없겠다 싶었는데, ) 예상 외로 '삼월은 붉은 구렁을' - 이건 정말 읽을만 했다. 설렁설렁 읽다가 1장 후반부턴 급 진지해져서 처음부터 정독하며 다시 읽어나갔다. 


구성은 감탄스러웠고 상상력은 기발했으며 문장이 참 정갈하고 무엇보다도 공감이 가는 대목이 많아서 좋았다. 이렇게 집중해서 뭔가를 읽는 것은 참 오랜만이었다. 

특히 좋았던 것은 첫번째 이야기. 굉장히 매력적인 소재인다가 마지막에 여운이 상당히 강해서 (사실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을 받게 만드는 것도 온다리쿠식 글의 특징) 줄줄이 시리즈를 읽어보고 싶게끔 만든다.  연작이지만 연관성은 그다지 없다. 삼월은 붉은 구렁은- 이라는 가상의 책을 정점으로 하여 풀어가는 이 이야기는 - 그 이야기가 또 그 소설이, 실제가 아니기에 매력적이다.  

 온다리쿠의 세계로 입문하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적절한 책이며, 아마 다른 시리즈도 꼭 읽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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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은 붉은 구렁을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단연코 온다리쿠의 소설 중에서는 최고. 다른 걸 읽으면 더더욱 그렇게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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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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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죽음에 대한 투명한 상상력. 기괴하지만 끈적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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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
오츠이치 지음, 김수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한권에 빼곡히 채워진 열개의 단편을 읽고 난 지금은 그냥저냥 괜찮았다 정도. 몇개는 수작이다 싶은 것이 있었지만 또 몇개는 상당히 별로라, 평균은 뭐 그럭저럭 재밌었다-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나저나 오츠이치라는 사람이 어떤 타입의 작가인지는 확실히 알았다. 작품집 한권이 전부 다 죽음의 형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타인에 의한 죽음, 일상과 같은 살인, 그러나 그 안에서 풍기는 피냄새는 비릿하지 않은 것이 특징. 재밌는게, 사건의 과정에 대한 심리나 묘사는 참으로 엷고 투명해서, 잔혹한 소재에 비해 서사과정이 터무니없이 가벼운 편이다.  
기괴한 상황을 억지로 연출하려 노력한 티가 역력한 몇개의 이야기만 제외하곤 그럭저럭 인상적으로 읽을 수 있던 단편집이었다.


그 중 가장 좋았던 것은 첫번째 이야기인 SEVEN ROOMS - 설정자체가 시각적으로 또렷하게 박혀들어와서 가장 실감나게 읽었다. 그 다음으로 흥미롭게 읽은 것은 SOㅡfar. 발상이 기발해서 기억에 남지만, 반전으로 제시한 결말이 의외로 식상했다. 
 


.......오히려 ZOO는 표제작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별로라는 느낌.  

그래도 몇몇 단편은, 이거 소장해야겠군- 이라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로 아주 괜찮다. 기묘한 상상력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한 소설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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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저드 베이커리 - 제2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구병모 지음 / 창비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일단 제목부터가 흥미롭다. 위저드 베이커리. 제목은 보통 책을 고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에선 성공적이다. 첫부분도 강렬하고 계속 읽게끔 만드는 흡입력도 있다. 그 끈끈한 흡입력이 아쉽게도 중후반에 가서는 흩트러지는데, 그런 부분을 차치하고서라도 이 책은 꽤 잘쓴 판타지소설이다. 아니, 판타지 소설의 탈을 쓴 성장 소설이다. 

 주인공의 집안사는 그야말로 다크하고 가족사는 암울하기 짝이 없어서- 기기묘묘한 재료를 말려 수상한 빵을 만드는 이 베이커리가 훨씬 밝고 긍정적인 세계처럼 느껴질 정도다. 그리고 그 절망 속에서 도망쳐나와 스스로를 치유해나가는 주인공의 담담한 화법은, 독자들에게 동정심도 연민도 허락하지 않는다. 신문기사에 날만한 끔찍한 반전 속에서도 그는 결국 자신을 돌보고 자신을 위해 선택한다. 그 마지막이 참 좋았다.

조금만 더 마지막이 자세했으면 좋았을걸이라는 아쉬움은 있다. 그건 주인공의 입장에서 책장을 넘겨온 독자들이 조금만 더 주인공의 선택의 결말을 지켜보고 싶은데서 나오는 마음이겠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면 상당히 잘 다듬어진 성장소설이다.   

어둡지만 너무 질척이지않고, 아프지만 너무 고통스럽지는 않은. 바라보고 공감하기에, 상상하기에 딱 적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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