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차이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 김재희 옮김 / 이프(if)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글 쓰는데 영 재주가 없는 나로서는 서평을 쓴다는 것이 참 고역이다. 하지만 나 자신이 알라딘에서 책을 고를 때 늘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많이 참작한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 글을 꼭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만큼 다른 사람들이 꼭 읽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러한 종류의 책들 - 딱히 여성문제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왜냐면 이것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문제니까 - 의 서평을 읽어보면 대부분이 '특히 남자들이 읽어봤으면 좋겠다'라는 토가 많이 붙어있다. 글쎄...나 역시도 그 말을 덧붙이고 싶지만...우선 우리 여자들이 먼저 읽고 자신에 대해 솔직해지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였으면 좋겠으면 한다.

책을 읽어본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나는 이 책을 읽고 상당한 위안을 얻고 행복감을 느꼈다. 나는 내가 비정상적이고 잘못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왔지만 이젠 그것이 전혀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사실 책을 읽게 된 동기는 '아주 작은 차이'라는 너무나 핵심을 찌르는 책의 제목 때문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벌써 5년이 되어가면서 그동안 겪었던 여러가지 '작은 일들', 그리고 사소하게 지나쳐졌던 많은 일들에 대해 나는 그것들에 맞서 대항할 적절한 논리를 가지고 있지 못했고 늘 피해버리거나 여지없이 깨지곤 했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의외로 책의 주된 초점은 여성의 '성'에 맞추어져 있었다. 여성에게 있어서 '성'이라는 것은 정말 감성적이고 겉으로 드러내길 꺼려하는 것임에 반해 남자들은 여성들의 이러한 면을 상당히 정치적으로 이용해왔다는 사실에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나는 이 책을 주말 이틀동안 꼼짝 않고 앉아서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책에서 눈을 때기 힘들정도로 현실적이고 가슴에 와 닫는다. 책의 내용은 25년전 독일의 여자들이 겪은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작은 하나하나의 상황들은 25년이 지난 한국의 상황과 아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 한국은 아직도 독일의 25년전 상황보다도 더 좋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학교다닐 때 읽었던 한 책에서는 지금의 독일은 여권 문제에 관련되어 상당히 진보되었다고 하는데 적어도 25년전에 이러한 성찰이 있고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온 독일 여성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지금의 독일 여성들의 지위가 향상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의 여성들도 몇년 아니 몇십년 후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읽어보며 '아니...한국의 여성들이 이런 일을 겪어야했단 말이야..!' 하고 한탄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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