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문장] 왜 우리 신화인가

p.222

이 신화의 모링은 샤먼이 강림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이제 그 사면의 기원을 설명하면서 신화가 마무리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천궁대전>이 샤먼신화라는 증거다. 우주의 천지 창조로부터 시작된 이 신화는 결국 샤먼에게 권능과 권위를 부여하는 샤먼의 본풀이 형식을 지니는 것이다. 

[오늘의 한문장] 초판본 자기만의 방 (양장)

p.12

잔디밭은 연구원이나 학자들에게만허용된 장소였으며, 내게 허락된 길은 자갈길이었지요. 그런 생각들이 한순간에 머릿속을 지나갔습니다. 내가 자갈길로 걸음을 옮기자, 남자도 팔짱을 풀고 원래의 평온한 얼굴을 되찾았습니다. 잔디밭이 자갈길보다 걷기도 편하고, 잔디가 크게 훼손된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그 대학이 어디든 내가 연구원과 학자들에게 물을 수 있는 책임은 300년 동안 줄곧 그 자리에서물결치던 잔디밭을 보호하겠다고 내 머릿속의 작은 물고기를어디론가 숨어들게 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의 한문장] 메두사 엄마

"아니, 엄마는 따라오지 말아요.
엄마를 보면 아이들이 모두 무서워해요."

[오늘의 한문장] 우리 신화 상상 여행

p.35

그리하여 허웅아기는 밤마다 이승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허웅아기는 밤에 아기들을 돌보며 머리를 갈라서 곱게 땋아 주었다. 아기들이 엄마 있는 아이처럼 곱게머리를 하고 다니자 동네 할머니가 물었다.
"아기야, 머리를 누가 그렇게 해 줬느냐?"
"우리 엄마가 해 줬습니다."
"무슨 너희 엄마가 죽은 엄마가 온단 말이냐?"
"밤이 되면 왔다가 다시 갑니다."
"아이고야, 너희 엄마가 오면 나한테 말해라. 너희 엄마가 가지 않게 해 주마."

[오늘의 한문장] 맨손기하

p.32

사각형 가문의 시조 ‘정사각형‘ 씨에게는 달라도 너무 다른 남매가 있었다. 첫째인 아들은 아주 성실하지만 지독하게 원칙적이고 고지식하며 융통성이 없다. 직사각형‘이라는 이름의 이 아이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을기쁘게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여간해서는 자기주장을 내세우는 일이 없었다. 누가 부탁하거나 지시하기 전까지는 먼저 나서지 않으려하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그냥 직사각형으로 살았다.(그림 19)한편 여동생은 오빠와 완전히 딴판이었다. 오빠와 달리 우아하고 유연하고 싶었지만 동생 역시 사각형 가문의 후손이기 때문에 모나고 딱딱한 면이 조금은 있었다. 동생의 이름은 ‘마름‘. 어떤 상황에서나 직각만 내보이는 것은 마름모의 눈에 너무 지루하고 고지식해 보였다. 그래서 마름모의 각은 어떤 때는 뾰족하고 어떤 때는 둔했다. 하지만 멋지고 균형 잡힌 몸매를 위해서 마름모는 모든 변의 길이를 항상 동일하게 유지했다(그림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