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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 낙관주의자 - 번영은 어떻게 진화하는가?
매트 리들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10년 8월
평점 :
매트 리들리라고 한때 리처드 도킨스, 스티븐 핑커와 함께 진화심리학 3대 저술가라고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있는데 이 사람이 이 책을 낸지는 3년 정도 됐나 했는데 내가 원래는 이사람 책 이타적 유전자랑 붉은 여왕이랑 보고 진화심리학 입문해서 좋아했는데 이 책은 처음 나왔을 때 제목도 별로고 내용도 별롤 거 같아서 안사고 있다가 최근에야 한 번 봐봤다.
간단히 말하자면 인간은 교역과 지식의 교환으로 이케 인간이 됐고 앞으로도 잘 먹고 잘 살 것이다~ 하는 내용이다. 심지어 제3세계 빈부격차니 지구온난화니 석유고갈이니 이런 현 시대의 문제들도 전부 어떻게든 다 해결된댄다. 자, 내용만 들어보면 일단 전형적인 보수주의자의 생각이다. 내가 3년 전에 맘에 안들었었던 내용이 바로 이런 거였는데, 난 그때 좌빨이었으니까 그랬던 거라고 생각이 된다. (근데 난 지금은 좌빨이 아니고 회의주의자임).
뭐 다 좋은데 좀 실망스러웠던 건 몇 가지 틀린 점들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었단 건데, 나랑 번역자가 찾아낸 건 두 가지 정도밖에 안됐지만 (중국 정화의 대원정은 성공으로 쳐줘야 되고 임진왜란은 우리나라가 이겼음 근데 반대로 써놨다) 찾지 못한 틀린 점은 더 많지 않을까 하는 거고, 특히 틀린 점을 근거로 하는 뼈대가 되는 주장이 맞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 그럼 어쨌든 이 사람의 뜻대로 다 미래가 다 되진 않을 거라는 거다. 그것만 빼면 논지는 대체로 찬성이다. 인간은 원래 미래에 대해 알 수 없는 공포에 사로잡히게 마련이니까.
특히 석유와 화력 발전소, 지구온난화에 대해 참신한 해결책이 돋보였다. 지구온난화의 현 문제는 지구온난화 발생으로 인해 제 3세계 가난한 자들이 고통받게 된다는 건데, 해결책은 가난을 빨리 구제하고 (교역과 아이디어 교환으로!) 걔네들을 부자로 만들면 된다는 것! 근데 문제는 그렇게 하면 가난한 애들이 공장짓고 발전소 짓고 석유 막 때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는 건데, 대답이 존나 쿨하다. “그럼 어때? 좀 덥고 말건데” 들어보니 어? 그러네? 좀 더우면 어때? ㅋㅋㅋㅋ 초간단하게 지구온난화 해결됨.
그리고 석유고갈도 뭐 어쨌든 참신한 아이디어의 교환과 발명으로 어떻게든 대체 에너지가 만들어져 해결될 꺼라는데 뭐 ㅋㅋㅋㅋ 그건 나와봐야 아는 거니까. 그리고 문제는 원자력 발전인데, 후쿠시마가 일어나기 전에 나온 책이니까 그렇긴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그래도 안 좋은 건 사실이니까 화력발전소는 좀 적당히 짓고 원자력 발전소를 밀잰다. 나도 원자력 발전소에 대해선 찬성인 입장인데, 원자력에 대해서도 좀 쿨하게 “체르노빌도 일반인의 생각과는 다르게 전지구적으로 별 거 아니었음ㅋ (어느 정도 찬성) 방사능 폐기물은 몇십 년 지나면 독성이 감소되는 개 편리한 폐기물임 (ㅋㅋ 존나 역발상) 이제는 체르노빌과 같은 방식으로 발전소를 짓지 않으므로 안전함 (동의) 이런 주장이었음.
그럼 후쿠시만 어쩔 거냐? 이런 건 나한테 물어보면 안 되지만 이건 진짜 인간의 실수(심리학 전문용어로 '휴먼 에러'라고 함 ㅋ)임. 쓰리마일 사고가 현재는 인간의 실수로 인해 일어났다는 견해도 있는데, 이 인간의 실수를 줄여 주는 방법이 최근에 애플과 삼성에서 연구되고 있음ㅋ UX라고...
지구온난화를 줄이긴 줄여야 될낀데 어쨌든 화력발전은 좀 거시기하고 풍력 태양열 바이오연료 (이 사람이 학을 띠고 반대하는 게 바이오연료...) 다 븅신이고 원자력밖에 없으니까 원자력 고고 그런 거고 내 생각도 발전소계의 데우스 엑스 마키나 핵융합이 개발될 때까진 원자력으로 버텨야 한다고 생각함. 개중에 휴먼 에러 나서 폭발하면 그 부분 대충 메우고 핵융합 나올 때까지 버티는 수밖에... 그러면 아프리카 사람도 가난에서 벗어나고 아랍과 북한도 교역에 참여하고 인구 90억 정도로 안정돼서 (부자 되면 애를 안낳으니까) 밀집된 논밭에서 쌀과 밀이 엄청 나오고 인간은 고층 빌딩 도시에 모여서 살면서 지구의 나머지 부분을 자연과 동물들에게 돌려 주고 살면서 좋은 지구가 됨.
그리고 이 책에 대해서 한 가지 결정적으로 반대하는 건 인간은 상대적 동물이라 아무리 과거 사람보다 니가 더 잘먹고 잘산다 얘기해 줘도 강남에 부자가 살고 있으면 행복하지 않다는 거. 보수적 사고방식와 진보적 사고방식의 차이려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