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과학의 철학 - 신경 과학의 철학적 문제와 분석
맥스웰 R. 베넷 외 지음, 이을상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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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정의와 개념의 문제이고, 정의는 철학자들이 한다. 과학자 니네들은 좆까고 실험이나 해라. 나는 모든 것을 풀었다.

이 자신만만한 컨셉으로 장대한 팔백 몇쪽의 책을 일필휘지로 써내려가는 사람이 있다. 이름이 매우 특이하다. 피터 마이클 스티븐 해커. (이름이 왜 네개지?) 맥스웰 베넷이란 사람도 공동저자로 들어가 있는데 위키피디아에도 등록 안된 걸 보니 피터 뭐시기가 대빵이다. 내가 알고 있는 신경과학자든 모르는 신경과학자든 사정없이 까내려가서 무슨 무서운 줄 모르는 철부지 신진 연구잔가 하고 찾아봤는데 1939년 출생 할배다. 적어도 몇십년 전부터 이런 주장을 계속해서 했을 거다. 이런 사람을 이제야 알다니.

모든 것은 개념 정립의 문제다. 예를 들면, 뇌는 생각(계산, 의식, 감정, 보기, 고통)을 하지 않는다. 사람이 한다. 이런 개념적 혼란 때문에 의식의 수수께끼가 생겨나고 혼돈의 도가니가 계속된다 (제리 포더 지못미...) 당신들이 이렇게 정신 못차리는 건 아직도 데카르트의 이원론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심신일원론을 입아프게 읊는다 해도 개념적으로는 데카르트의 몸과 마음 이분법을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철학자인 나님이 확실히 개념정립을 해준다.

(800페이지나 되는 뭔가 개념적 블라블라 후)

자 어때? 수수께끼란 아무 것도 없다. 철학자에게 밥이나 쏴라.

(읭?)

이런 느낌....수수께끼가 정말 풀렸는지 잘 이해는 안되지만 음...뭐...고개 끄덕끄덕...하하 그...그런가...그럴지도? 의 느낌이다.

물론 철학자의 역할에 대해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신경과학철학자가 다 이런 입장을 가지는 것도 아니고, 특히 이런 입장을 가지고 있는 철학자는 (내가 알고 있는 사람에 한해) 피터 마이클 스티븐 해커 이 사람이 유일하다는 점은 좀 이상하다. 게다가 책 말미엔, 역시나 철학자인 대니얼 데넷과 존 설을 까는데, 이쯤 되면 철학자의 역할을 말하고 싶은 건지 아님 나의 의견을 지금은 아무도 안 듣고 있지만 이 세상 철학자들아 동조좀 해줘...인건지 잘 모르겠다. 나야 무식한 이과충이라 그래 이런 의견도 있네...정도로 넘어가겠지만, 똑똑한 철학자들이 좀 많이들 싸워서 책도 내고 강연도 하고 그랬으면 좋겠네. 이 장대한 모두까기 사설에 대한 생각의 지평도 넓어질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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