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부탁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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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잃어버렸다. 모두들 엄마를 찾아나서고 엄마에 대한 기억을 더듬으며 슬픔에 빠지는데...

엄마...........웬지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핑도는..

여러 인간관계중에 가장 만만하면서 또 가장 잘 풀지 못하는,
때로는 딸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일방적인 폭력도..

선택의 여지도 없고, 자식들입에 밥먹이는것도 힘들었던,
공부도 뒷바라지도 원없이 할수없었던 그 시절을 통과한 엄마,

책속 인물은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의 일생이 슬픔으로만 있었던건 아니라고.
엄마의 인생을 초라하고 보잘것없이 취급하지 마라고.

그리고 가슴을 친다.
우리 엄마도 엄마로 태어난건 아닐텐데,
어린시절의, 소녀시절의, 처녀시절의 그 모습은 기억도 없이
오로지 엄마 그 자체로만 기억하는 우리들...

그렇기에 책중 마지막 장 - 엄마의 시선으로 적혀진 부분에서
죽음 후 모든것을 정리하고 떠나보낸 엄마가 마지막으로
찾아간곳은 바로 엄마의 엄마가 계시는 바로 그곳이다. 

딸은 이탈리아로 여행을 간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 그곳 바티칸 시국에서 딸은 불현듯
이전에 흘리듯이 엄마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장미묵주를 사고, 피에타상앞에서 나지막히 읊조린다.

엄마를, 엄마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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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네버랜드 클래식 17
오스카 와일드 지음, 마이클 헤이그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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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왕국 행복하게 호의호식하며 궁에서 잘 살던 왕자가 죽은뒤
마을 광장 언덕위 온갖 보석으로 치장된 동상이 만들어진다.

어느날 따뜻한 곳을 찾아떠나던 제비 그 동상어깨에 앉아
잠시 쉬게 되는데, 그 동상이 제비를 향해 말을 걸어온다.
그리곤 부탁을 하게 되는데..

살아생전 궁안에서 살았던 왕자로서는
동상이 되어 바라본 사람들의 삶은 충격 그자체.

다행히 측은지심 가득한 우리 왕자, 자신 몸땡이의 금붙이를
나눠주고 싶으나 동상이 움직일수는 없는 노릇,
그 전령사의 역할을 제비가 하게 되었으니..

자신의 칼에 박힌 루비에 이어 자신의 눈에 박힌 것까지 떼어주고
앞까지 못보게 된 왕자를 위해,
딱 하루만, 딱 하루만 하며 도와주던 제비마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금빛으로 반짝이던 왕자의 동상이 납이 드러나는 황폐한 모습으로
변할때까지, 결국 왕자도 제비도 목숨을 다할때까지
가난한 이웃을 위해 돕고 돕고 또 돕는다.

결국, 보잘것없이 변해버린 왕자의 동상은 철거되고
추악한 정치인들이 서로 자기의 동상을 만들겠다고 싸우고
그 옆에선 여전히 굶어죽고, 얼어죽고, 삶의 희망의 끈마저
놓쳐버리는 사람들이 몸부림치고 있는 가운데

제비의 시신과 왕자의 납 심장만이 하나님의 정원으로 불려가 살게 된다는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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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를 이용해서 아이들과 상상력 나누기"란 주제로 진행하는 수업에서 채택된 행복한 왕자,

세상의 고통을 모른채 고귀한 신분으로 궁안에서 살아가던 왕자와 동상의 몸으로 자기 모든 것을 나눠준 그 왕자 중 과연 행복한 왕자는 누구일까?

물질 만능과 부자되기라는 키워드에 벌써 익숙해져 버린 아이들에게 이 동화를 통해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

그 수업에 참여했던 많은 어른들이 아이들과 나눌수있는
다양한 주제를 말했다. 행복과 나눔이라는 철학주제에서부터
철새를 알아보자는 지식적 주제까지.......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오늘 하루쯤은 물어봐도 좋을듯..
내가 느끼는 행복이 이기적이지는 않는지?
내가 느끼는 행복이 진짜의 감정일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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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마음을 놓다 -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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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치료 수업을 듣고 있다. 미술을 잘해야만 잘해야 하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무식하다 싶어 고른 책인데, 아 기대치도 않았는데 뜻밖의 진주를 발견한 느낌!

책, 참 좋다. 그림에, 마음을 놓다-그림보다는 마음에 방점을 찍는다.

사랑, 타인에게 말걸기, 잃어버린 나라는 주제하에 누구나 살아가면서 울고웃게 만든 그 주제들에 대해 내 마음을 울리게끔 써내려가고 있다. 특히나, 그 내용을 이미지로 확실히 부각될만한 그림까지 곁들여서 말이다.

아마도 이 책속에 나온 그림은, 작가가 설명한 그 내용과 더불어 내 머리속에 틀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굳어진 이미지. 그건 뜻밖의 즐거운 경험.

"격정이 만들어낸 인생의 얼룩은 바로 그 시절에는 보기 싫지만 다 지나고 나면 무늬가 되는 것이다. 느낀 그대로 엮어야 천편일률적이지 않은 고유의 무늬가 탄생하는 것이다"고 말해주니
군데군데 기워진 내 지나온 삶의 얼룩들이 갑자기 사랑스러워보이고

사랑에도 거리가 필요함은 자기 영역을 굳건히 지키면서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것을 떠올릴때 리카르드 베리의 북유럽의 여름저녁이라는 그림이 함께 따라오리라.

기가막힌 재능에도 불구하고 로뎅을 뛰어넘지 못한 까미유클로델과 달리 과감하게 안정된 포지션을 버리고 한단계 도약을 위해 날아오른 프리다칼로의 "짦은 머리의 자화상"은, 현실에 안주하고 적당히 타협하려는 내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채찍질이 되어줄것이다.

"상대방이 자신을 제대로 비추지 못한다고 느낄때 상처받는다. 내가 상대방의 눈에서 나를 찾으려고 하듯, 상대방도 나의 눈에서 자신의 모습을 찾으려 한다는 것에 대한 이해,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은 끄덕임이 바로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다", 아 그래 내 머리를 손바닥으로 쳤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난 늘 판단하고 비판하며 그것이 곧 연인의 의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야말로 나로부터 떠나갔던 가장 큰 원인이었음을, 그건 바로 이런 사랑의 본질때문임을 알고는, 이제 이걸 알았으니 잘할수있을까 자신감도 품어보고.

 "사랑하라. 개처럼 솔직하고 단순하게" - 적어도 사랑을 시작하기 전 보고또 보며 진심을 맹세하고 싶은 그림도 발견했다, 바로 에드윈 랜드시어의 "늙은 양치기의 상주"

아주 유명한 램브란트의 돌아온 탕아 - "자기 마음속의 슬픈 응어리를 지우는 것, 그리고 상대방이 완벽하지 않은 인간임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용서"임에 눈물흘리고

월터 랭글리 :저녁이 가면 아침이 오지만, 가슴은 무너지는 구나라는 그림은, 진정 누군가의 슬픔을 위로하고 마음으로 함께 하는게 저런거구나 가슴이 찌릿해지는 신나는 경험.

내마음속 강펀치로 날려버려야 할 것은 시기와 질투, 힘들때마다 새겨야 할 것은 앙리루소의 "잠든 집시"처럼 오늘밤이 지나면 내 삶에 새로운 기운이 솟구칠것이라는 희망임을 배운다.

지더라도 피어야 꽃이라니, 아마도 작가는 이 책곳곳에
지뢰처럼 심어놓은 건 희망과 낙관일지 모른다.

좌절도 실패도 고통도 실연도 모든 그런 것을 피해갈 수 없을뿐더러 두려움때문에 피해가는 짓은 미친짓이라 말한다. 차라리 지더라도 피어야 꽃인것 처럼 유쾌한 삶의 매력에 푹 빠질것을 권유한다. 아주 강력히!!! 다가오지 않는 것을 걱정하고 불안해 하느니 지금의 작은 것에 행복하라는 교훈은 참으로 식상하면서 참으로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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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과의 소통, 내 안으로 몰입. 언뜻 대치되는 듯하나 소통과 몰입을 통해 통합된 나를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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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 마음을 놓다- 다정하게 안아주는 심리치유에세이
이주은 지음 / 앨리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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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투를 빈다 - 딴지총수 김어준의 정면돌파 인생매뉴얼
김어준 지음, 현태준 그림 / 푸른숲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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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하면, 떠올려지는 단어들, 딴지일보, 총수, 졸라....
그 표현의 비범함에, 거침없음에, 선명함에
혀를 내두르게 만들었던 그의 생각에, 생각만큼 적나라하게
바로 코앞에 들이대던 글솜씨까지...

그런 그가 한겨레에 상담꼭지를 운영, 난 매번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발견하기만 하면 정독코자 노력했던 열혈독자! 그걸 엮어서 나온 것이 바로 건투를 빈다. 이다.

나,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등의 주제로 들어온 다양한 상담내용에
대한 답변이 담겨있는 이 책에서 내가 건져올린 핵심단어는 바로 선택!   

- 선택에 대한 깊은 사유가 담겨있다.
둘러가는, 눈치보는, 그럴듯한 조언이 아니라,
에누리없이 바로 내다꽂아주는 김어준표 문장이다.
그렇기에 아프면서도 속시원하다.

"모든 선택은 선택하지 않은 것들을 감당하는 거다,

사람들이 선택앞에서 고민하는 진짜 이유는 답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 선택으로 말미암은 비용을 치루기 싫어서다"라고 정의한 그는, 그동안의 선택의 결과물이야말로 바로 당신자신이다고 주장한다.

또한 어떤 결정을 하든, 그결정이 당신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누가 뭐라고 물어봐도 그는 말한다.
" 자기 선택과 그 결과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로 인한 비용 감당하겠다면, 그렇다면, 그 지점부터, 세상 누구 말도 들을 필요없다. 다 조까라 그래. 타인규범이 당신 삶에 우선될 수 없다.
당신, 생겨먹은 대로 사시라. 그래도 된다" - 아 정말, 이런 말 착하게도 감사하다!

누구나 어떻게 살것인지, 나는 누구인지,행복이 무엇인지 이런 고민 가끔 한다.

김어준식 확실한 답변주신다.
"언제 기쁘고 언제 슬픈지.무엇에 감동하고 무엇에 분노하는지.
뭘 견딜수 있고 뭘 견딜수 없는지"를 들여다보고

"전혀 멋지지 않은 나도 방어기제의 필터링 없이 고스란히 받아들이게 되는 지점,
그 지점을 지나게 되면 이제 한마리 동물로서 자신이 생겨먹은 대로의 경향성,  그 지도가 완성된다"며

"그저 자신이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 것들, 가보고 싶은 곳들,
만나보고 싶은 자들 따위의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씩 지워가라" 고 조언한다.

멋지다! 그 어떤 미사여구를 풀어낸 상담답변보다 더 차라리 구체적이다.

단, 섣불리 따라했다가는 시대에 뒤쳐진 채 현실감각 결여된 철부지라 치부될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치부가 문제가 아니라, 거기에 스트레스 안받고 견딜만한 내공이 없는 상태가 문제라는 것이다!

암튼, 그래 김++, 인생즐겁게 살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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