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융
에드워드 암스트롱 베넷 지음, 김형섭 옮김 / 푸른숲 / 2001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특징들.

첫째, 융의 개념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을 꽤 자세하게 설명해 준다. 이는 글쓴이의 관점과 연관이 있다고 보인다. 글쓴이인 에드워드 암스트롱 베넷은 융과 친분이 두터운 사이라는데, 이 점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읽기 시작했음에도 첫 장부터 화자와 융의 거리가 매우 밀접하게 글이 서술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학교 때 소설의 관점에 대해 배운 식으로 말하자면, 3인칭 관찰자 시점보다는 1인칭 주인공 시점에 가깝다는 것이다. 이러한 '화자의 관점'은 일장일단이 있다. 앞서 말했듯 융의 여러 개념들이 탄생한 배경에 대해 퍽 세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장점인 반면, 융 관점에 대한 비판이나 대안 등을 전혀 들을 수 없는 점은 단점이다.

둘째, 이러한 관점 탓인지 호흡이 차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책은 크게 7장으로 나뉘고, 각 장이 다시 6~8개의 절로 나뉘는데, 각 절이 3~4쪽 정도 된다. 매우 짤막짤막하게 나누어 쓴 것은 책을 천천히 읽으라는 배려로 보인다. 집중해 읽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셋째, 융의 핵심 개념에 대해 주제별로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보통 연대순으로, 즉 초기작업부터 후기작업 순으로 훑어 가는 것과는 달라 특이했다. 하지만 후반에 가서는 설명이 다소 중복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전체 평을 하자면 융의 기본 개념들에 대해 일면이 있는 독자에겐 그 개념들의 맥락을 훑어보며 읽는 재미가 괜찮겠다 싶다.
(참, 원제가 What Jung really said인데, 마치 '융에 대해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뭔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라는 식의, 글쓴이의 야심이 담겨있는 듯해 그 또한 재미있다. 이 책이 얼마나 융의 '진실'에 접근했는지는 입문자인 나로선 아직 알 길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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