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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것들 ㅣ 달달북다 6
김지연 지음 / 북다 / 2024년 11월
평점 :
p.11
모두가 버리고 간 서늘한 빈집에 들어가
불을 켤 때면 오롯이 혼자인 걸 들키는 기분이 들어
더 외로워지곤 했다.
자취 시작하면 매일 저런 기분이 들 것 같다 ..
강아지가 없어진 이 집도 이렇게나 조용해지고
집의 모든 불을 끄는 것도 외로워져서
무드 등을 켜 외로움을 감추곤 한다.
p.19
하지만 예언은 대개 은유니까.
애매모호하고 뉘앙스만 풍기니까.
정확한 예언을 들었다 하더라도
그 구체적인 모습은 상상 밖일지도 모른다.
"함부로 떠들고 다니면 치러야 할 것들이 더 많아지니까."
타로카드가 떠오른다.
두루뭉술한 말로 혹하게 만드는 ..
(난 그걸 또 믿고 속으로 삼킨다.
p.24
다른 점이 물론 훨씬 더 많았다.
우리는 같은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물론. (굴롬..)
공통점을 찾으면 호감도가 올라가는 건 당연하다.
나와 반대되는 점에 호기심이 생기는 것도 당연할지도.
p.39
그 전까지는 한 번도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었다.
이모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
되는구나. 되는구나. 되는구나.
모든 불가능했던 것들이 가능해지는 기분이었다.
생각을 의심하던 차에 현실이 된 생각.
유년기의 강한 충격은 무의식에 오래 남는다.
p.49
속이라는 건 말이야.
빛이 안 통하게 꽁꽁 싸매져 있잖아.
그래서 누구나 다 시커멀 수밖에 없어.
해부해서라도 들여다보고 싶은 시커먼 속.
아니 이미 시커멓다는 걸 안다는 건 속내를 아는 건가?
p.54
언제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일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언제 분명해지는 것일까.
좋아한다는 건 도대체 뭐야? 사랑한다는 건?
내가 누군가를 좋아해도 되는 걸까?
나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 걸까?
뭔가 별거 아닌 문장 같아 보이지만
철학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문장들이 종종 보였다.
책은 작가(타인)의 생각을 엿볼 수 있어서 좋다.
다른 매체보다 간접적이고 서서히 느낄 수 있어 마치
책 속 등장인물의 감정을 다 아는 듯이 동화되는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