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했다
마야 유타카 지음, 김은모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오호......오랜만에 골때리는 캐릭터를 만났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부류인 똘끼 충마난 또.라.이.탐.정.

꼭 재밌는 캐릭터들은 어김없이 추리소설에 등장한다. 뭐 더이상 새로운 캐릭터가 나올 수가 없겠지. 메르카토르 역시 셜록 홈즈와 비슷하다. 말하는 싸가지가 바가지고 척 보면 떡 하니 맞춰버린다. 그리고 무식한 걸 싫어하며 자신의 위대함을 겸손없이 마구마구 말한다. 셜록 홈즈와 다른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돈'이다. 사건을 해결하는 재미도 재미지만 그보다 더 머리를 쓰게 만드는 건 돈이었다.

이 책 <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했다>을 보면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라고 욕을 한 사발 날릴지도 모른다. 재수없는 만큼 명석한 두뇌와 유머가 있다. 탐정 메르카토르 시리즈가 있는 것 같은데?.....아...찾아보니 시리즈네...역시..^^

다섯 편의 추리소설. 매 사건마다 탐정 메르카토르가 등장한다. 사건 배경, 사건 발생, 탐정 등장, 그리고 사건 해결. 뭐 뻔한 전개지만 다른 추리소설과는 마지막이 다르다. 사건 해결을 위한 마무리는 하지 않는다. 뛰어난 탐정답게 사건은 해결한다. 하지만 '범인'은' 나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독자들을 위해 작은 가능성이라도 열어두고 해설을 하지만 범인을 굳이 만들어내지 않는다. 추리소설에서 좀처럼 나오기 힘든 열린 결말이다. 처음 단편을 읽었을 때, '이게 뭐야...장난하나...ㅎㅎㅎ' 웃었지만 두 번째, 세 번째 단편을 읽었을 땐 그런 열린 스타일에 박수를 보냈다. 그저 추리를 즐기는 탐정인 것이다. 꼭 범인이 '나폴레옹'일 필요는 없다. 단지 그 왜 그가 범인인지만 알면 되는 거 아닌가? 과정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재밌는데...^^

<메르카토르는 이렇게 말했다>의 추리 내용을 굳이 꺼낼 필요가 없다. 내가 이정도 설명했으면 궁금해야 하는 게 아닐까?^^ 셜록 홈즈와 비슷한 스타일, 거기에 거만하고 돈을 밝히는 탐정. 그리고 가장 중요한 왓슨역의 조수 친구의 존재!

'넌 여전히 만사에 머리가 안 돌아가는구나.'

'곧이곧대로 끼워맞추지 마, 이 단세포야.'

'호랑이한테나 잡아먹히면 좋을 것을.'

메르카토르에게 맨날 무시 당하는 친구. 흡사 독자를 향해 내뱉는 건방진 장난일지도 모른다.+_+ 그래도 이 무식한 친구가 있어 다행이다. 왜냐하면 탐정 메르카토르가 단번에 사건을 해결하면 재미없잖아? 조금 덜떨어진 사람이 옆에서 허둥지둥해야 탐정도 재밌게 사건을 해결하지. 후훗.....천재와 바보의 조합이라..뭐 재미난 콤비니 마음에 든다.^^

또라이 탐정에게 뒤통수 맞고 싶은 분, 요즘 추리소설 스타일에 질리신 분들에게 추천....^^

간만에 메 탐정 때문에 웃습니다...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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