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51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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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사진 다른 느낌. 공포란 바로....흐흐흐흐.jpg

 

"잡아먹힐 거다."

"뭐, 뭐에 말이에요?"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그 범인을 찾는 동안은 좀처럼 책을 덮기가 힘들었다. 중간쯤 너무 궁금한 나머지 마지막 페이지를 한번 열어볼까, 하는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왔지만 참고 또 참았다. 참을 인 다섯 번을 찍고 나자 드디어 범인 등장! …… 나의 예상은 저 멀리 다 날아가고 예상치 못한 이 양반이 범인이라니…… 충격!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에서 기억 남는 부분은, 주인공인 괴기환상 작가 도조 겐야의 추리 방법이었다. 두 번의 살인 사건, 살해 가능 방법, 가능한 용의자들, 이런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서 소거법을 이용, 용의자를 추리는 데 상당히 신빙성 있고 과학적이었다. 스토리상 어찌어찌 되어 이 사람이 범인이다, CSI같이 증거들을 모아 이 사람이 범인이다, 와 같이 결론은 이미 정해놓고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추리가 아니어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지방 산골 마을에서 벌어지는 으스스한 미스터리.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다름 아닌 '물'이다. 이 지방에선 물의 신 '미즈치 님'을 모시며 살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는 아직도 바다나 강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제를 지내고 있다. 지방마다 제를 지내는 방식이나 이유는 다르지만 이런 내용은 익숙하기에 소설이기 넘어 익숙한 전통적인 방식이다. 이 책에 나오는 마을에선 비가 오지 않아 기우제를 지내게 된다. 기우제 지내는 방식, 즉 마을에서 내려오는 의식을 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나오는 의문의 죽음들이 이 소설의 뼈대라 할 수 있다. 우연인지, 자살인지, 살인인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주인공 괴기환상 작가인 도조 겐야가 상황을 정리하는 멋진 추리로 범인을 가리며 끝을 맺는다.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스토리, 수십 명의 등장인물, 안개가 낀 듯한 으스스한 마을, 그 마을에서 내려오는 민담과 괴담. 어느 한 곳을 신경 쓰며 치중하면 어두운 동굴에서 헤매게 될 수도 있다. 자주 등장하는 주인공들 외에는 분위기로 이해하고 큰 줄거리를 따라가며 중간 중간에 나오는 괴담이나 민담들은 힌트 정도로만 알고 지나가면 될 것이다. 책의 80%까지는 범인이 누군지 굳이 따지지 않아도 괜찮다. 주인공 작가가 80% 정도 페이지를 넘길 때 소거법으로 용의자 하나하나씩 친절하게 알아서 제거해준다. 읽다 보면 알아서 긴장할 것이다. 처음부터 의문의 의문이 꼬리를 물지만 좀처럼 시원하게 풀리진 않는다. 뭔가 좀 풀릴까 하면 또 다른 의문이 등장! +_+ 이런 의문들 때문에 마지막까지 읽을 수밖에 없다. 작가 미쓰다 신조가 추리소설의 본질을 잘 파악하며 독자를 끌고 가는 느낌이 강했다.

난 그저 시키는 대로 끌려가는 수밖에……+_+

 

미즈치처럼 가라앉는 것은 범인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의문들이 풀리지 않는다. 그 말인즉슨, 반전이 기가 막힌다는 것. 작품 전체적으로 으스스하다. 호러, 공포 분위기를 좋아한다면 마지막까지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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