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잠
최제훈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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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제훈. 저자 최제훈. 저자 최제훈. 저자 최제훈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을 쓴 저자 최제훈

 

오로지 작가 '최제훈'이란 이름만으로 읽게 된 <나비잠>. 역시나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하다. 장편소설 『일곱 개의 고양이 눈』도 그러했지만. 이 소설을 읽고 '허허....이 다음 작품이 무척이나 기대되는데?'라고 생각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줄거리가 기억에 없다.-_- 당시에도 그랬나? 리뷰도 안 쓰고...이런 게으른놈 같으니라규....그런 작품은 리뷰로 남겨하는데 말이지.

 

줄거리

주인공 요섭은 대형 로펌 사해의 변호사로 활약한다. 엘리트 코스를 밟지는 않았지만 그런데로 밑바닥부터 노력해서 천천히 올라간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열면 펼쳐지는 서울숲의 그윽한 녹과 빛나는 한강, 2억짜리 조망이다. 더이상 말해 무엇하랴. 창창한 그의 미래를 보는 것만 같다. 여우같은 어여쁜 아내와 하나밖에 없는 아들. 그에게 더이상은 부러울 것 없는 삶이다. 돈도 명예도, 행복도.

하지만 기분 나쁜 꿈을 꾼 뒤부터 어째 삶이 뒤숭숭해진다. 경찰에 쫓겨 총에 맞고, 죽을 고비를 넘기다 누군가의 부름을 받고 도착한 '그곳'. 그 후로 깊은 잠대신 이상한 꿈이 자꾸 어른거린다. 이런 소설기법은 이미 여러차례 봤지만 그래도 신선하다. 꿈과 현실의 엇박자 스토리. 피도 눈물도 없이 악착같이 일만 한 변호사 요섭은 어느 날 이상한 경험을 한다. 불쌍하고 돈없는 사람을 억울한 누명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것이다. 땡전 한 푼 없이 말이다. 자신도 왜그랬는지 모르지만 순간 휴머니니스트가 된지도 모르겠다. 로펌에 소속된 요섭은 개인적으로 수임을 받으면 안된다는 룰이 있었다. 그 일로 맡고 있던 큰 사건에서 배제됐고 그때부터 인생은 틀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익명의 편지엔 마누라의 바람피는 모습이 있었고 곧 이어 야구를 하는 아들을 위해 감독에게 촌지 찔러준 것이 탈로났다. 순식간에 가정의 행복은 깨지고 변호사 자격 역시 박탈 당했다. 이제까지의 그의 인생은 참 탄탄대로 였는데 갑작스레 들어오는 원투 펀치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몽탕 투자했던 주식까지 하루 아침에 날아가버렸다. 남은 그의 몸뚱이 마저 양아치들에게 집단 다구리까지 당하다니......그의 꿈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꿈과 현실의 모호한 조화

주인공 요섭은 목사 아들이다. 성경책 창세기에 나오는 '요셉'이란 인물이 있다. 요셉을 요섭으로 등장시킨 듯하다. 한국이름으로는 요셉보다는 최요섭이 훨씬 그럴듯하다. 굳이 뭔가를 상징하느라 그대로 배껴올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야곱의 아들 '요셉'은 왕이 되는 꿈을 꾸었다는 이유로 형제들이 죽이려 했다. 운 좋게 살아나 흐르고 흘러 이집트 왕의 꿈을 해석하게 된다. 명쾌한 꿈풀이로 인해 총리대신에 앉게 되었고 이집트의 앞을 내다보며 예견하여 발전시키며 행복하게 살았다는....이야기다. 어렸을 적에 요셉에 대한 얘기를 하도 많이 들었는데... 둘이 비슷한 면도 있고 아닌 면도 있다. 일단 둘 다 꿈 하나로 인생이 뒤바낀 경우이고 소설 요섭은 그 꿈으로 파멸의 길로 걷게 되고 성경의 요셉은 전화위복이 된다.

<나비잠>의 요섭은 꿈을 꾼대로 결국 행동하게 된다. 꿈의 영향인 건지 아니면 예정된 수순이었는지 요섭은 그저 흐르는대로 갈 뿐이다.

 

주인공의 마지막은 비록 비참하게 마무리 되지만 꿈과 상관없이 현실에는 본인의 '선택'이라는 변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이상하게 꿈에서 나온대로 행동하게 된다. 여러 차례 벗어날 기회는 있었지만, 결국 꿈속에 갇혀 허우적될 뿐이다. 요섭의 인생을 송두리채 뽑아간 것이 그의 꿈인지 아니면 운명인지도 모른 채.......

마지막까지 재미나게 읽히지만 꿈이야기는 조금....재미를 반감시켜 전체적인 만족도를 떨어뜨렸다. 꿈과 현실과의 연결성도 조금 낯설었고...전체가 다 재밌고 잘 읽힐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쉬웠다. 큭...

 

작가 최제훈의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다. 앞으론 또 어떤 작품이 나올지 기대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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