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소년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3
아즈마 나오미 지음, 현정수 옮김 / 포레 / 2012년 12월
평점 :
절판


언제나, 그렇듯 전 작가든 작품이든 한번 좋아하면 죽을 때까지 좋아한다! 가상의 캐릭터면 더더욱!

기다리고 기다리던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 세 번째 편 <사라진 소년>이 출간됐다^^/ 이번엔 어떤 내용으로 날 웃겨줄지 기대하며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읽기 전부터 키킥거리며 펼쳤다. 이 탐정은 분명 새로운 돌아이 짓으로 날 행복하게 해줄 것이기 때문이다.

 

 

혹시나 해서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에 대한 소개를 다시 한 번 해야겠다.

 

 

난 이제까지 탐정 소설들을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다 비슷비슷한 취향을 가진 탐정들이 어쩌면 뻔한 결말을 향해 요리조리 돌려가며 사건을 요리하다가 마지막쯤 되서 짠! 하고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 유치해서 도무지 두 눈을 뜨고 볼 수가 없었다. 쉽게 질려하는 성격 때문인 것도 한몫했겠지만 어쩐지 줄줄이 비엔나처럼 늘어져 있는 활자를 눈으로 좇으며 읽어가는 동시에, 머릿속에 트릭을 생각하며 풀어내는 게 귀찮아서였을지 모른다. 일정한 틀에서 사건이 일어나고 누군가는 반드시 풀어내고 해결해야만 끝나는 그런 탐정 소설들은 좋아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라고 고백해본다.

그런데....

<탐정은 바에 있다>의 깡다구 있는 탐정 놈은 완전 내 스타일이다. 이 책을 처음 알았던 건 9월 일본 여행에서였다. 지나가다 한 서점에 들렀는데 마침 <탐정은 바에 있다>가 영화화되어 막 인기를 끌던 때였다. 이곳저곳이 <탐정은 바에 있다>로 도배되어 있었다.

작가 아즈마 나오미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삿포로 토박이로 살고 있다. 삿포로 지역의 ‘스스키노 탐정 시리즈’로 12편이 나왔고 그중 <탐정은 바에 있다>는 첫 번째 편이다. 스스키노는 삿포로 시의 번화가다.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신촌쯤 될 거다. 밤이면 휘황찬란한 불빛들과 삐끼들이 때로 몰려다니며 손님들을 유혹하는 도시다.

 

 

 

 

착각인 줄은 모르지만 이 탐정은 묘하게 나랑 닮았다.^^ 내가 닮고 싶어하는 인물일지도 모르고. 어딘가 행동이 멍청이 같아 보이지만 정의롭고 의리가 있다. 또 사람 좋아하고 술, 여자, 노는 걸 기똥차게 좋아한다.^^ 키키...(사는 게 다 그런 거 아니겠어?ㅋ)

 

평소처럼 탐정은 단골 바 ‘캘러’에서 한잔하고 있을 때다. 미모를 자랑하는 여선생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이게 웬 떡이냐?"라고 침을 흘릴 때 뭔가 부탁을 해온다. 자기 학생을 찾아야 하는데 도와달라고...+_+;; (그 선생님은 <바에 걸려온 전화>에 잠깐 등장한다)

 

절대로 그 선생님이 예뻐서 도와준 건 아니다. 그냥 부탁을 해서 어쩔 수 없이 도와줬을 뿐이다. 매춘업소 같은 곳에 중학생 아이가 있다니… 그런 소굴엔 당연히 양아치들이 있기 마련! 뭐 두 말할 것 없이 미모의 선생을 위해 양아치 몇 명을 때려눕힌다. 그렇게 미모의 선생님과 엉뚱한 중학생 쇼이치의 인연은 시작된다. 어딘가 모르게 정신없이 스타트를 끊은 이들의 관계는 앞으로 더 정신없게 흘러간다.

원래 탐정은 사건을 의뢰받고 시작하는 게 맞는 건데 이번엔 무보수로 일을 한다. 어쩐지 조금 이상하지만 그 선생님은 탐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듯하다. 그리고 이 탐정 역시 보수를 요구할 텐데 아무 말도 없다. 이것은 미모의 선생님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자신의 본분(?)을 잊은 건 아닐까?+_+ (역시 남자란...ㅋ)

 

어쨌든 요란하게 오프닝을 열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맛보기일 뿐이다. 본격적인 사건은 이제 시작한다. 또다시 미모의 선생님은 탐정을 찾아온다. 그것도 가냘프게 울면서 말이다.(이거 어디서 해본 수법을...+_+) 사고 쳤던 쇼이치가 실종됐다는 소식, 그리고 그와 가장 친했던 친구가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것이다. 발가벗겨진 채 성기가 아주 처참하게 훼손된 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이때부터 무시무시한 사건이 벌어진다. 그 아이는 왜 그렇게 무참히 살해당한 것인가? 쇼이치는 이 사건과 어떤 관계이고 어디에 있는가? 과연 살았는지 죽었는지... 이 사건으로 중학교 선생님, 경찰, 기자, 탐정, 야쿠자까지 대대적으로 쇼이치를 찾아 나섰다. 어떤 사건으로 전혀 다른 사람들이 모두 쇼이치를 찾는지 한번 찾아보시길...^^

탐정은 여전했다. 말보단 주먹, 진지함보단 장난이었다. 까불까불한 말투 역시 매력적이다. ㅎㅎㅎ 어찌나 그렇게 천방지축인지.^^

 

스토리보다 탐정의 말과 행동의 주목했다. 난 역시 그 재미에 <사라진 소년>을 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엉뚱하면서도 인간적인 매력. 어찌 그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혹시 본 사람도 있을 테지만 일본에서 <탐정은 바에 있다> 영화도 개봉했다. 아쉽게도 국내에선 정식 개봉하지는 못했지만 말이다.(어둠의 경로에는 당근 있다.^^) 역시 이 탐정은 살아 있는 영상으로 봐야 더 매력 있는데 말이지.... 이번엔 개봉하려나 모르겠다! 어쨌든, 이 똘추 탐정은 언제 봐도 날 즐겁게 만든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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