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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 운명조차 빼앗아가지 못한 '영혼의 기록'
위지안 지음, 이현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2월
평점 :
먼저 이것부터 써야겠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책이든 세계문학전집이든, 그 어떤 책이든 자신의 현 상황하고 어느 정도는 맞아야 작가의 의도나 이야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건 이 책 때문에 쓰는 것이지만 비단 다른 책들과 무관하지 않다. 남들이 슬프다는 사랑이야기도 문학적으로 훌륭하다는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품이라도 읽을 당시의 내 상태에 따라 기분이 달라진다. 그래서 읽을 책인데도 어느 시점에 다시 읽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는지도 모른다. 다시금 읽으면 당시의 느낌과는 완전히 다르다. 당시엔 아무렇지 않은 단어에 혼자 전율하고 문장 하나하나가 가슴을 파고들 때도 있다. 마치 누군가의 인생 같은 책들....
미안한 얘기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울거나 슬퍼하지도 않았다. 가슴은 조금 아팠다. 왜냐하면 나도 같은 인간이니까..
세계 100대 대학, 푸단대학의 젊은 여교수. 자신의 꿈의 정점에 올라 이제 본격적으로 자신의 꿈을 펼치려는 그 찰나 행복 대신 말기 암 진단을 받는다. 그 순간부터 그녀의 생명의 시계는 째각째각 흘러간다.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의 내용은 어느 정도는 상상 가능할 것이다. 나 역시 알고도 읽었는데 상상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시한부 인생에 놓인 한 인간이 앞으로 찬란한 생명력이 오래오래 있는 인간들에게 바치는 주옥같은 말들. 이 책의 저자, 위지안은 좀 더 다른 시각에서 접근했다. 자신이 왜 암에 걸렸는지와 자신의 꿈을 위해 포기한 것들.
단순히 희망만을 말하지 않는다. 학자라 접근하는 방식이 다른 것 같다. 난 그런 표현이 좋았다.
그녀는 정말 강했다. 그리고 끝까지 유머를 잃지 않았다.(그녀의 유머에 나는 반했다) 그런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도움을 주기 위해(인류 평화와 건강) 글을 남겼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녀에게 일단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역시 당당히 정가가 표기된 책이기에 그만큼의 값어치를 지불했다. 감사하긴 하지만 내 돈을 썼기에 감동은 반감됐다..+_+;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감동도 돈이 있어야 얻을 수 있구나.' 괜히 스스로 오버를 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섭지 않나? 누군가의 죽음으로 누군가는 용기를 얻고 새로운 희망을 얻는데, 그 와중에도 자본주의가 껴있다는 사실이. 그렇다고 이 책을 비판하는 건 아닌데 스스로 약간 씁쓸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