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의 엄지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20
미치오 슈스케 지음, 유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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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작가에게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이런 질문들을 한다. "왜 이 소설을 쓰셨나요?" 나도 가끔은 궁금하지만 그건 오로지 작가의 몫이고 그정도는 묻지 않고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 알면 재미가 없지 않을까?

일본 소설을 자주 접하다보면 소설속 때나 배경에 주목한다. 60년대, 70년대나 80년대가 배경이라면 필시 그때 강렬한 추억이 남아 있거나 아님 그 시대에 맞는 주인공들이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그때 얘기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거나. 일단 소설속 시간이 주어지면 일단 당시 뭔일이 있었는지 곰곰 기억해 본다. 그냥 대충 한번 훑는다. 그렇다고 내용을 예견하는 건 아니지만 언제부터인가 습관이 돼버렸다. 그냥 나에게는 그런 습관이 있었다....(사실 이번에 처음 깨달았다..^^;;)

한창 잘나가던 일본. 거품이 일시에 빠져나가면서 경제가 무너져 정식으로 파견업체들이 들어섰다. 그리고 자연스레 비정규직이 자리를 잡고 일시에 모든 회사들이 도산했다. 나라의 기초가 되는 가정이 무너져 내리며 생계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속출, 가장들이 노숙자를 자청해 나가는 그때다. 이럴 때면 대부업채들이 판을 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현재 국내에도 러쉬앤캐시를 비롯 아주 많아졌다.) <까마귀의 엄지>의 주인공들 대부분은 돈을 빌렸다가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려 가족을 잃거나, 파탄이 나거나 한 피해자들이다. 그것도 아마 설정이었겠지...?^^ 


사기꾼, 소매치기, 엉뚱한 마술사, 백수가 한데 모여 크게 한판 벌인다. 그냥 보기엔 이들에겐 연결된 끈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스토리가 그렇듯, 개개인의 사연들이 얽켜 풀리지 않는 실타래를 만든다. 뜨겁고 진득진득한 무언가가...^^
사채업자들에게 도망치다 결국 죽기 살기도 그들에게 크게 판을 벌인다. 물론 그들의 주종목인 '사기'로.^^ 스타트는 좋게 나가지만 어째서인지 실패하고 만다. 그래도 목숨은 건지고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릴 필요가 없어졌지만 마무리가 너무 깔끔하다. 독자인 내가 보더라도 이렇게 이야기가 끝났다면 차라리 동화책 한 편이 더 유익할 뻔 했다. 그러나. 역시 타이틀은 달랐다.(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그동안 이들이 사기 쳤던 일들이 모두 한 편의 드라마였던 것이다. 마지막 반전이 숨어있었다. 그 반전은 읽어보시길....^^

마지막 주인공 사기꾼 한 명은 의미 심장한 말을 했다. 개인적으로 작가가 하고자 하는 말인 듯 보여 써본다.^^
"인간은 인간을 믿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업습니다. 절대로 혼자서 살 수 없어요. 사람이 사람을 믿는 마음을 이용해 생계를 유지하는 사기꾼은 인간쓰레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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