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걸음 앞으로 두 걸음 뒤로. 우리 당내의 위기 - 러시아어판 완역 레닌 에센스 3
블라디미르 일리치 울리야노프 레닌 지음, 최호정 옮김 / 박종철출판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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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레닌의 책을 집었다. 박종철 출판사에서 레닌 에센스를 다시 낸다고 하니 나 같은 독자 입장에서는 정말 감사한 일이다. 레닌의 책은 언제나 그렇듯이 당대의 논쟁적인 주제를 다루기에 읽기에 힘들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1903년 러시아사회민주주의노동당은 제2차 당대회에서 둘로 분열한다. 저 유명한 볼셰비키와 멘셰비키의 탄생 순간이었다. 

표면적으로는 당 규약에 따른 당원 자격 논쟁이 분열의 이유였고 당 내부의 몇몇과 외부의 사람들이 보기에는 두 분파의 논쟁과 분열은 '별거아닌'데서 비롯된 걸로 보였다. 그러나 레닌은 이 지루한 팸플릿에서 두 분파의 분열은 필연적인 것으로 또 혁명에서의 주요 원칙(혁명이냐? 기회주의냐?)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강변한다.

책은 2차 당대회의 안건들의 내용과 표결을 하나하나 파고들어 분석한다. 이 지루한 작업에 레닌이 얼마나 몰두했었는지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레닌의 사려 깊음(?)에 혀가 내둘러진다. 어쨌든 레닌은 당원 자격뿐 아니라 농업문제, 자체 문제 등에서도 불꽃다수파/불꽃소수파/반불꽃파로 이미 분열되고 있음을 표결 수를 분석하며 보여준다. 그리고 불꽃소수파가 점점 반 불꽃파쪽으로 이동한다는 사실. 그것도 중앙기관의 호선 문제라는 '관료적'동기가 여기서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사실을 냉철하게 짚는다. 

러시아혁명으로부터 100년이 지났지만 볼셰비키와 멘셰비키의 대결은 아직도 논쟁적이다. 또 단순히 역사적 논쟁을 넘어 현실정치에서도 형태와 결을 달리할 뿐 일보 전진을 하려는 이들과 이보 후퇴를 하려는 이들의 갈등은 여전히 목격된다. 다만 지금은 일보 전진을 꿈꾸는 이들이 소수파가 되어버린 것 같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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