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타인의 외모뿐 아니라 생각과 가치관에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내가 어떤 세상에 살고 있는지, 내가 어떤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지에 별 흥미가 없다. 굳이 눈 코 입을 그리지 않아도, 얼굴을 온통 푸른색 범벅으로 칠해놓아도, 그것이 너의 시각이고 너의 느낌이라면 괜찮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 각자의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다. - P136
다만 그림을 계속 본다. 끈질기게 바라보며 여자를 기다린다. 눈을 뜨고 수면 위로 올라오기를 기도한다. 일몰의 무정함을, 땅에서부터 피부로 스며드는 한기를 낱낱이 느끼며 다시 이 세계를 걷기를 바란다. - P188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로도 나는 끄떡없이 글을 쓴다. - P3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