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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5 - 로마 세계의 종언 ㅣ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15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7년 2월
평점 :

< 2001년 로마 여행 중에 포로 로마노에서..>
좋은 친구와 긴 여행을 끝마치고 막 돌아온 느낌이다.
긴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석양이 지는 저녁 무렵 지는 해를 보며 여행을 추억하며 회상에 젖어 있는 듯 하다.
이번 여행은 동반한 내 친구의 풍부한 지식과 상식으로 참 즐겁고 유쾌한 여행이었던 거 같다.
이번 여행을 함께해 준 시오노 나나미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97년 1-3편을 읽은 후 다시 놓았다가..
올해 1월 다시 1편을 집어 들어 15권까지 7개월이 걸려서 15권을 읽었다.
정말 그 기간 내내 내가 마치 다시 로마로 가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내 눈 앞에서 살아 숨쉬는 듯 한 인물들을 바로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듯 하기도 했고
그리고 내가 그 소용돌이 속에 직접 빠져서 당사자로도 된 것처럼
가슴 졸이며 지켜보기도 하고 억울해하기도 하고 기뻐하기도 했던 것 같다.
로마인이야기를 읽으며
왜 그토록 다시 로마가 회자 되는지… 많은 영화가 만들어 지고.. 책이 써지고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어떤 것보다 로마에 대해..
아니 서양의 역사적 배경과 지금까지 이어져오는
그들의 생각의 기저를 이루게 되었던 것들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또한, 로마의 성공비결과 대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면모 속에
지금 우리네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근세 들어서의 세계적인 산업화와 자본주의화, 개방화의 물결 속에서 뒤 쳐짐으로써
외세의 침략을 받고 6.25전쟁을 거치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남북한 대립문제
외국인 노동자 문제, 그리고 한미 FTA까지 …
로마인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란 생각부터 ..
우린 왜 그때의 로마처럼 되지 못하는 것 일까란 안타까운 마음까지..
앞으로의 방향과 우리 모습을 돌아볼 수 있는
거울이자 지도의 역할까지..
난 로마인 이야기에서 볼 수 있었다.
물론 로마인 이야기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지적들, 로마인에 대한 명목적인 찬양과 편향적인 기술, 기독교에 대한 지나친 반감 등등은
나 역시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많은 것들 배울 수 있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독서의 의미가 무엇인지.. 정말 책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고 느끼해 준 책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아무래도 로마의 건국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가 펼쳐졌던
즉, 카르타고 전쟁과 카이사르와 폼페이우스와 내전 등이 묘사되었던
2-5권이 최고의 클라이맥스가 아니었던가 싶다.
그리고 6-10권은 어떻게 로마가 평화를 유지해 갔고
오현제 시절의 이야기는 신이 나고 흥미는 있었으나..
역시 평화보단 전쟁이야기가 재미와 관심은 더 가는 듯 했다.
그리고 10권부터 15권까지는 그저 아쉬움과
떨어지기 일보직전인 선반 위의 유리잔을 바라보는 듯한
그런 초초함과 내가 무언가 도와줄 수 없는 그런 상황에 대한 무기력감이었다.
특히 15권에서는 많은 부분이 아쉬웠다.
초기 생생하고 사실적인 묘사는 많이 줄어들고
시오노 나나미 역시 먼 발치에서 떨어져서 봤던 모습, 또는 전해 들었던 것들을
그냥 간략하게 전달해 주는 듯한 느낌이어서
처음 몰입되었던 느낌은 없어지고 나 역시 관련 없는 방관자처럼
그냥 무심하게 지켜보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럼에도 조금씩 쓰려져 가는 로마의 모습은 안따까움 그 자체였다.
로마인이야기와 함께 여행하며, 정이 들어서 일까?
그녀는 로마의 최후를
로마는 언제인지 모르게 그래서 위대한 순간도 없이 그렇게 쓰러져갔다라고 말해주었다.
마치 긴 풍파에 바위가 모래가 되듯 로마는 그렇게 쇠망해 갔던 것 같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더 로마다운 최후가 아닐까 싶다.
로마는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의해서 조금씩 멸망해 갔으니 말이다.
그리고
팍스로마나에 대해서
팍스로마나가 언제부터 언제까지냐고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것이다.
수도 로마가 성벽으로 지켜지지 않았던 기간이라고 말하였다.
팍스로마나를 이 보다 더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아니 어쩌면 로마제국에 대해서 한 마디로 표현한 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의미와 의의를 말이다.
마지막으로
함께 여행해준 친구에게 정말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그 친구로 인해 나는 내 인식의 폭과 깊이 그리고 사색의 범위를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녀가 전해준 그리고 이야기해주고자 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되 새게 보며
이제 길고 길었던 내 여행을 끝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