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는 누구나 공통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누구나 사랑받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며 실은, 다정한 사람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한다는 것, 그 이외의 것은 모두가 분노로 뒤틀린 소음에 불과하다는 것, 그게 진짜라는 것...-작가의 말쪽
네 편의 단편소설 모음. 군더더기 없는 문장과 내용 전개, 하지만 길게 여운이 남는 글로 흥미롭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져준다.
이제 더 이상 그도 그녀도, 전과 후도, 북쪽과 남쪽도 없었다. 서로를 향해 밀착해가는 고독한 두 영혼의 폭발과 미지의 대륙에 표류한 두 사람의 합치된 몸과 마음이 있을 뿐이었다. 또 다른 행성에서, 또 다른 하늘 아래 맨해튼의 눈 덮인 집 안에서.-88쪽
사랑은 그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사랑은 아무것도 소유하지도 소유되지도 않는다.사랑은 사랑만으로 충분하기에.사랑의 길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그럴 만하다고 생각되면 사랑이 그대들이 갈 길을 이끌어줄 것이기에.-18쪽
서로를 사랑하되 사랑을 속박으로 만들지 말라.차라리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가 있게 하라.-20쪽
기쁨은 가면을 벗은 슬픔이다.-34쪽
무관심하거나 무지하면서 진보개혁을 외치는 건 난센스입니다. 지옥의 문이 바야흐로 눈앞에서 열리고 있는데, 다른 곳을 보면서 '저기로 가야 한다'고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얘기죠. 자기 땅 밑이 가라앉고 있는데요. 비현실적인 온갖 이론을 넘어서 우리 자신의 현실을 천착하는 연구와 실천을 통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고 문제를 실직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63쪽
기득권층은 기득권에 중독되어서 이것이 나쁜 줄을 모르고 있을 뿐더러 더 많은 것을 갈구하고 있고요. 기득권에서 소외된 사람들도 마찬가지에요. 이들도 기득권 체제를 증오하거나 변화시키려 하기 보다는 '나도 더 열심히 해서 빨리 올라타야겠다. 내가 못하면 내 새끼라도 올라타도록 만들어야겠다'는 집념으로 뭉쳐 있습니다. 결국 이들조차 그 구조에 중독되어 있는 거죠.-140쪽
중요한 것은 자기 마음의 문을 열어 놓는 것입니다. 기존 삶의 패턴에 중독되지 않고, 내 감각의 문을 활짝 열어놓는 겁니다. 중됙되면 다른 감각은 못 느끼는 거죠. 오로지 중독 물질에만 반응하는 거지요. 그런 차원에서 눈과 귀,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면 뭔가 해결점이 나온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정말 살아가고 싶은 삶의 모습이 뭔가, 하고 싶은 일이 뭔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가. 이런 것을 찾게 되는 거죠. 그럴 때 남들이 만들어놓은 잣대, 학벌, 출신, 권력, 돈, 외모 같은 것을 넘어서서 내가 정말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게 뭔가를 찾아서 줏대있게 가면 되거든요.-1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