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짜피 한 길로 간 후 찾아오는 다른 길에 대한 아쉬움과 기대는 지워낼 수 없다. 나는 어쨌든 인생의 굽이마다 결정했던 선택으로 인해 지금의 김현진이 되어 있고 내가 옳았느냐 옳지 않았느냐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다.-8쪽
할머니는 묵묵히 내 이야기를 들으셨다. 그러고는 단 한마디, "해라"라고만 하셨다. 어머니는 깜짤 놀라 할머니까 "설득해 달라고 하는데 그러면 어떡해요"라고 원망을 했지만 할머니는 태도를 바꾸시지 않았다. "애 하겠다는대로 놔두고, 믿어라"라는 말씀만 하셨다고 한다. 아무도 나를 믿지 않을 때, 내 결심을 모두가 부정했을 떄, 그리고 나조차도 주변에 떠밀려 나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을 때 나를 믿어준 유일한 분이었다.-187쪽
"...지금 영화를 하고 있지 않으면 어때, 어차피 그거 할 건데. 인생에서 항상 직선 코스가 좋은 건아니다. 피치 못해 돌아가야 될 때가 온다면 기꺼이 돌아가면서 네 안에 많은 것들을 넣어둬라.그게 나중에 네 예술에 도움이 될 거다. 뭐 언제나 치열하게 살 수는 없는 거야. 알아둬라."-21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