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고 있는 불은 언젠가는 꺼지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태우지 말고 그저 조용히 잘 지낼 수는 없을까, 하고 바라본다. 그러나 심장이 타오르고 있지 않다면 살아 있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정이라고도 사랑이라고도 이름 붙일 수 없는 유리에 대한 애틋함이 나를 휘몰아쳤다. 이유도 모른 채 열정적이었다.-49쪽
만약에 신이 자신의 애완동물들을 굽어살필 때가 있어서, 누군가 흔해빠진 행동으로 자기연민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본다 해도,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하고 있는 일일 테니까 웃지 않았으면 좋겠다.-8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