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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 2
천주교서울대교구 엮음 / 가톨릭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p.297 그런데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죽음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죽음은 생명의 끝인가, 아니면 저승 삶의 시작인가 하는 것이다. ... 사랑이 사람이 되어 오시어 우리의 부활이요 생명이 되신 그리스도를 믿을 때 죽음을 달리 볼 수밖에 없다. 사랑은 파괴하지 않고 건설한다. 사랑은 죽이지 않고 살린다. 사랑은 해치지 않고 구한다. 사랑은 병든 것을 낫게 하고 죽은 것도 다시 살린다. "하느님은 사랑"(1요한 4,8)이시다. .. 죽음에 대한 좋은 준비는 나날이 이 믿음을 깊이 사는 것이다. 결국 하느님의 사랑을 믿고 그리스도를 본받아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죽음의 준비이다. <삶과 죽음>10호, 1993.02.03
김수환 추기경의 신앙과 사랑<제2권>은 추기경님의 강론과 기고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이상 소리로 추기경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지만, 책을 읽는 동안 정돈된 글자로 그 분의 신앙과 삶을 접할 수 있어 행복했다. 이런 어른이 계셔서 참 다행이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주제별로 하느님과의 만남, 사랑은 기적보다 강하다, 부르심 받은 이들에게, 너 어디 있느냐?, 인정을 그리워하며로 나뉘어져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주제를 관통하는 것은 분명하다. 곧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8)"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이다. 그 사랑을 깨닫고 사랑받는 자녀로 살아가라는 추기경님의 모든 말씀이 시간과 상황을 넘어 현재의 나의 삶과 마음에 와닿았다.
특별히 1971년도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말씀을 다 읽고 연도를 확인했으니 망정이지, 연도가 적혀 있지 않았다면 그 시기를 가늠조차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가장 인간다운 인간, 예수님에 대한 말씀이다.
시몬 베드로의 "선생님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를 묵상하며,
믿음의 눈이 아니면 예수님의 정체는 항상 감추어져 있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신다.
p.78 믿음의 관점에서 보면, 오늘도 예수님께서는 확실히 역사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교회 안에 현존하시고,
말씀 속에 현존하시며, 가난하고 굶주리고 병들고 고통받는 이웃 속에 현존해 계십니다. 이 현존을 증거하는 것은 예수님의 몸인 교회 곧 우리들인데, 우리는 그 사명을 오늘날 다하고 있지 못합니다. 예수님께서 요한의 제자들의 질문을 받고 그들에게 하신 답은 이러했습니다."너희는 듣고 본 대로 요한에게 가서 알려라.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진다"(마태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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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변하지 않는 진리를 더 갈망하게 된다.
아무리 바쁘고 아무리 정신 없어서 하느님은 사랑이시라는 것을, 우리의 삶이 그분을 만나서 이루어가는 과정이며, 우리가 받은 사랑을 이웃에게 또 가난한 이에게 전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악한 인간이라도 선한 하느님의 사랑이 닿으면, 새사람이 된다. 추기경님은 우리에게 닿을 하느님의 사랑과 그 사랑으로 변화된 인간에 대한 희망을 이 책에서 분명히 말씀하신다. 감사하게도 나는 그 말씀을 마음으로 생생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