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화파 열전 - 김옥균에서 김가진까지
신동준 지음 / 푸른역사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19세기 말, 쇄국양이 정책을 고수하던 은둔의 나라 조선이 드디어 문호를 개방하였다. 개화냐 척사냐 두 가지 갈림길에서 개화는 각자의 신념에 의해 또다시 온건, 중도, 급진이라는 분화를 이룬다.  그러나 그들의 공통적으로 지향했던 점은 오직 조선의 부국강병을 위한 것이었다. 물론 일본의 교묘한 술수에 넘어가 친일파가 되거나 또는 서구화를 맹신하거나 친청, 친러의 길을 걷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은 비교적 저자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개화파 15인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 사상을 확립하고 여러 정책을 내놓았는지 서술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료를 뒷받침하여 개화파 인물들이 당시 어떤 생각을 가지고 행동을 하였는지 추측해 보게 한다. 저자의 머리말에서도 서술되어 있듯이 망국의 기로에 선 개화파 15인의 선택을 그들의 삶을 통해 우리 근현대의 출발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목표인 것이다.
 특히 저자는 온건 개화파에 주목하고 있다. 개화파 15인 중 김옥균을 제일 처음으로 등장시키는 것은 급진적인 개화 정책을 추진하였던 김옥균을 일단 전면에 내세우고 그 후 온건 개화파인 김윤식, 김홍집 등을 내세워 그들을 비교해 보게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독립신문을 창간하는 서재필에 대해 그동안 긍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었는데 서재필이 철저한 서구화를 외친 문명개화론자였음을 알게 되었다. 서지필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그도 암울한 조선의 현실 때문에 더더욱 조선 정부와 조선인에 대해 냉담하게 행동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도 그는 3.1운동으로 민족의 혼이 깨어 있음을 알고 독립운동에 투신한다.

  또, 초대 주러공사였던 이범진(헤이그 밀사인 이위종의 아버지)은 이번 광복절 특집으로 그의 생애 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았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나온 이범진의 생애가 특히 마음에 와닿았다. 고종황제에게 충정을 다하였고 가산을 털어 독립운동을 지원하였으나 끝내 한일합방으로 좌절하여 먼 이국 만리 러시아에서 자결하는 그의 삶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조국의 운명이 하루하루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을때, 그들은 서구 문명과 일본의 개화를 보고 조선의 현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조선의 근대국가 수립을 위하여 다양한 개화 정책을 내놓았다. 강병에 초점을 맞춘 사람도 있었고 부국에 초점을 맞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노선이 달라도 그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한 정책은 교육을 통한 백성들의 계몽이었다. 개화는 오직 백성들의 의식이 바뀔 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으며 진정한 개화를 이룰 수 있음을 그들은 깊이 통찰했던 것이다. 교육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오늘날에도 개화파들의 교육계몽에 대한 생각에 깊이 공감을 느끼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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