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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넘어선 학교 - 세상과 소통하는 학교, 메트스쿨 이야기
엘리엇 레빈 지음, 서울시대안교육센터 옮김 / 민들레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발도르프 교육이론에 따르면 0세에서 7세,8세에서 14세, 그리고 15세에서 21세 사이를 학습 발달의 주기로 본다 그리고 이 중 0세 ~ 7세가 인생의 기초를 놓는 가장 중요한 교육의 시기라고 한다. 그렇게 보면 대부분의 실업계 아이들이 이미 무너진 가정에서 정상적인 사랑과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자랐기에 많은 학생들에게서 어려서 부터 계속 되어온 학습부진과 자발적 학습동기의 결여, 그리고 심한 경우 ADHD(과잉행동 장애 증후군) 경향을 어렵지 않게 보는 것이 당연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다수 아이들이 그냥 하루를 살아가는 무기력한 삶의 방식에 익숙해 있다보니, 삶의 비전이나 목표 등을 상실한 채 폭력적 PC 게임과 외설적 미디어 매체 등에 중독되어 있기도 하고 정당하게 풀어가야 할 삶의 문제들을 음주나 흡연, 무분별한 이성교제 등으로 분출구을 삼아 대체하기 도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실업계 아이들. 또는 심히 학습과 생활에 문제가 도출되는 아이들은 교육의 사각지대에 그대로 두어야 하는가?
이미 기초 공사가 엉망으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교정의 의미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것인가 ? 그러면 그 '최선' 은 어디까지인가?
그리고 이에 대해 손을 거의 놓다시피 한 현재의 학교 (공)교육과 그런 구조아래서 꼼짝달싹 안하는 교사들.. 그들에게 면죄부를 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교육현장의 근본적이며 아주 심각한 문제가 우리삶의 현장을 어지럽히고 있는 것을 그리 어렵지 않게 돌이켜볼수 있었다.
그러면 우리 공교육의 가장 취약하고 열악한 문제의 핵심이기도 한 실업계 교육의 진정한 대안이 될 수 있는 '대안교육'은 무엇일까? 문제는 어떻게 이러한 논의를 생산적인 방향으로 전환시켜, 교육현장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단순히 부적응 학생들을 끌어 안고 가는 교육이 아니라 본질적인 치유를 감내하는 교육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의 메트 스쿨 이야기는 이런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공교육의 붕괴와 배움의 동기를 잃어버린 아이들 이라는 지금 우리의 현실과 동일한 상황에서 시작한 교육 철학과 배경을 가지고 있고 그리고 그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의 정교한 구조화와 실제적이고 획기적인 수업운영으로 삶의 변화라는 교육적 성과까지 이끌어 낸 사례들이 들어있다.
이들 사례를 통해 망가질 대로 망가진 실업계 고등학교에서의 새로운 대안 교육의 길을 엿보게 된다. 특히 판타지 신무협소설과 만화가 판치는 요즘 아이들의 책읽기 성향을 고려해 보면 , 통합교과적인 독서지도를 교육과정 속에 녹여 넣는 일은 시급해 보인다. 뿐만아니라 '맞춤형 인터쉽 교육'이라는 지역 공동체가 함께 책임지는 교육시스템으로 미국내의 열악한 공교육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고 있는 '메트 스쿨' 이야기는 현재 진학과 취업이라는 어정쩡한 구조로 둘 다를 망치고 있는 실업계 교육에 뼈아픈 교훈을 준다.
배움과 삶이 함께 가야한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으로서의 교육, 영적 통찰력과 따뜻함. 자상함과 인내심이 필요하며 , 교육의 본질이 되는 '사람'은 정작 놓쳐 버리는 우리의 교육에 귀중한 반성을 주고 있다.
사람의 내면에 가치를 두고 자신의 삶과 이웃의 삶을 소중이 여기는 품성의 사람. 환경의 생태적 보존의 가치와 직업의 다양한 가치를 실천해 가는 사람을 키우는데 초점이 맞춰진 이들의 교육에서 교육철학과 교육과정을 통해 학교현장에서 육의 본질을 어떻게 성취해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