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또 만나자 과학은 내친구 13
히로노 다카코 그림, 사토우치 아이 글, 고광미 옮김 / 한림출판사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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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밀한 그림과 선명한 색상의 삽화가 돋보이는 자연관찰 그림책에 순수한 아이의 호기심이 어우러져 동심과 자연이 어우러져 하나가 되는 세상이 아름다운 책입니다. 속표지 첫장부터 시작되는 까만 단발머리의 꼬마 주인공은 창을 열고 호기심 찬 눈빛으로 비를 맞이합니다. 슬라브 지붕의 경험을 가진 분들이라면 또독 또독 떨어지는 빗소리의 낭만을 잊지 않고 있을거에요.

눈을 감고 들으면 나무 위에도 양철 양동이 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더 크게 들렸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더욱 생생해집니다. 꼬마는 빨간 비옷에 빨간 장화를 신고 마당으로 나섭니다. 마당에는 커다란 감나무 두 그루에 보랏빛 수국을 포함하여 아기자기한 꽃밭이 있구요, 대야로 만든 작은 연못과 부레옥잠이 떠 있는 연못이 펼쳐집니다. 빗방울을 머금은 초록 잎이며 금방이라도 굴러내릴 것 같은 크고 작은 빗방울 때문에 더욱 선명한 꽃잎이 사진보다도 더 실감납니다.

꼬마만 비를 반갑게 맞았던 것은 아닌지 헛간 앞에서 달팽이와 두꺼비를 만납니다. 풀밭에서는 호랑나비 애벌레, 배추흰나비 애벌레를, 연못에서는 참개구리와 올챙이들이 가득합니다. 하나도 똑같은 것이 없습니다. 올챙이도 있고 뒷다리가 생긴 것, 앞다리에 꼬리를 달고 있는 개구리에 꼬리가 없어진 개구리까지 다양한 모습을 동시에 만날 수 있으니 이 한 페이지만으로도 할 얘기가 가득합니다.

연못 속에는 개구리 알, 작은 물고기, 잠자리 유충, 미꾸라지와 작은 고동까지 다양한 생태계의 모습입니다. 또한 부레옥잠의 깃털같은 뿌리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 물 속에 사는 동물들이 비를 반기는 이유를 샤워 같은 빗물이 산소를 잘 들어오게 만들 게 때문이고 동물들은 모두 산소를 마셔서 숨을 쉰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자연스럽게 보고 만져 본 경험을 통한 학습만큼 좋은 것이 없겠지만 충분한 간접 경험을 줄 만한 숨쉬는 듯한 책이라 다른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습니다.

접시꽃에 몰래 몰래 숨어 있는 보호색의 왕자라 할 수 있는 청개구리의 모습은 정말이지 귀엽네요. 숨바꼭질 하듯 숨어 있는 청개구리는 눈 옆에 무늬가 없는 산청개구리와는 다른데요, 우는 소리도 다르답니다. 소리 내어 우는 것들은 모두 수컷이구요, 나팔꽃에 개망초꽃들 속 여기 저기에서 모습을 보입니다.

산딸기넝쿨과 제비꽃, 질경이와 들꽃들이 가득한 논길을 따라 걸으며 개구리의 세상에 온 듯한 꼬마는 풀잎 하나를 꺾어 개구리들의 합창에 맞추어 지휘를 합니다. 정말이지 행복하고 즐거운 표정의 꼬마는 이제 자연속에서 완전히 하나가 된 듯합니다.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게 개이자 오늘 만난 친구들과 '비오는 날 또 만나자'고 약속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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