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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실베스터와 요술 조약돌 ㅣ 뒹굴며 읽는 책 2
윌리엄 스타이그 글 그림, 이상경 옮김 / 다산기획 / 1994년 9월
평점 :
예순이 넘어서부터 그림책 작업에 들어 갔다고 하는 윌리엄 스타이그는 어른들에겐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영화 <슈렉>의 저자이다. 나는 <치과의사 드소토 선생님>과 <아빠랑 함께 피자 놀이를>을 통해 이미 접한 바 있는 작가였기에 작가에 대한 신뢰감과 항상 뛰어난 상상력과 유머를 겸비한 그의 글에 대한 기대를 갖게 되었고, 미국에서는 그림책 최고의 상이라고 알려져 있는 칼데콧 수상작이어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접한 책이다.
미리 알고 있었던 줄거리를 잠자리에서 들려 주자 우리 아이들 반응이 너무 좋아서 세 살짜리 현서는 밤마다 잠들기전 이야기시간엔 어김없이 실베스터이야기 하면서 책도 접하기 전부터 좋아했던 책이다. 하지만 책을 구입한 나는 그의 그림 풍이나 색감에 대해 이미 접한 바가 있었기 때문에 다소 실망스러웠다. 왜냐하면 인쇄상태가 상당히 선명도 부분에서 떨어졌고, 기술상의 문제인지, 경제적인 문제인지 몰라도 원본은 이러진 않았을텐데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윤서와 현서의 반응은 미리 충분한 예습을 한 결과로 거의 완벽했고, 글자 수가 제법 많은데도 집중해서 잘 들었다. 실베스터는 조약돌 모으기를 좋아하는 당나귀인데 어느 토요일 빨간 요술 조약돌을 줍게 된다. 너무 신기하고 기쁜 실베스터는 집으로 향
하던 중 굶주린 사자를 만나게 된다. 너무나 겁이 났던 실베스터는 그만 '바위로 변했으면 좋겠다'고 요술 조약돌을 손에 쥔채 얘기하고 맙니다. 그렇게 바위가 된 실베스터를 엄마와 아빠도 , 동물친구들도, 경찰 아저씨도, 마을의 모든 개들도 찾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갑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봄날 엄마 아빠는 실베스터가 바위로 변한 딸기언덕으로 소풍을 갑니다. 거기서 아빠는 붉은 조약돌을 주워 바위 위에 올려 놓습니다. 그리고는 실베스터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차 '이런 좋은 날, 실베스터가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라고 말하자 실베스터는 '나는 정말 다시 당나귀가 되고 싶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요술조약돌의 힘으로 실베스터는 당나귀로 변해 엄마와 아빠를 만나게 됩니다. 그림책의 마지막은 정말이지 사랑이 넘치는 우리 집이라는 말이 딱 맞을 것 같네요. 빨간 소파에 엄마와 아빠가 실베스터를 꼭 껴안고 눈을감은채 그 행복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아빠는 요술 조약돌을 금고 속에 넣고 잠가 버렸습니다. 언젠가 그 조약돌이 필요할 때가 오겠지만, 지금은 더 바랄 것이 없었어요. 그들이 갖고 싶었던 것을 다 갖게 되었으니까요.
발단 - 전개- 위기 - 절정 - 결말이라는 소설적 전개 방식을 탄탄하게 갖추고 있는데다 모험과 환상이 가득한 상상력이 넘치는 이야기의 세계가 즐겁다. 윤서가 최근에 이러더라구요. '엄마, 난 비디오 같은거 보고 있으면 자꾸 그 세상으로 가보고 싶어.' '무슨 비디오?' '뿡뿡이랑 트위니스같은 거' '그럼, 윤서가 뿡뿡이가 됐다고 생각하면 되지.' 그랬더니 '근데 난 요술 조약돌이 없잖아' 하는 거 있죠.
해리포터가 유행하고 있는 즈음 우리 꼬마들에게도 충분히 즐거운 판타지 그림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즐길 줄 아는 아이들이라면 엄청나게 좋아할 좋은 그림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