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가득 크레용으로 그려진 커다란 주황색 크레용 하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크레용은 어찌나 큰지 고양이보다도 더 큽니다. 빨강 파랑 노랑 초록 검정색의 크레용이 때굴 때굴 굴러가더니 슈웅하고 커다란 코끼리의 코가 파랑색 크레파스를 감아쥡니다. 이것은 코끼리의 크레용이었던 거에요.코끼리가 파란 크레용으로 쓰윽-쓰윽- 그리면 얼마나 어마어마한지 개구리가 연못인 줄 알고 뛰어들었어요. 연못이 아니라서 개구리는 깜짝 놀라게 되구요.빨간 크레용으로 쓰윽-쓰윽- 그리자 동물들은 불이 난줄알고 도망치고 말았어요(정말이지 기린, 사슴,하마, 얼룩말, 원숭이, 새들이 달아나느라고 바쁩니다).또 노란 크레용으로 쓰윽-쓰윽- 색칠하자 동물들은 커다란 바나나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동물들이 모두 바나나를 먹으려고 달려들지요. 하지만 크레용으로 그린 바나나는 먹을 수가 없었어요. 이것을 지켜보고 있던 사자는 코끼리에게 화를 내고 말았어요. 하지만 코끼리는 아직도 욕심껏 못 그렸는지 빨강 초록 노랑 크레용을 한꺼번에 코에 감아쥐고는 달려갔답니다. 코끼리가 뛰어다닌 길을 따라 무지개같은 길이 예쁘게 펼쳐졌구요.이 그림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크레파스로만 그려져 있어요. 심지어는 글자체까지 크레파스로 쓴 느낌이지요.그래서일까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보는것처럼 마음이 맑아지고 투명해집니다. 저도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지만 윤서하고 같이 따라 그리기도 해보구요. 우리가 사물의 크기를 아는것이 사실은 상대적이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무튼 재미있는 상상력의 세계로 아이들을 매료시키는 동심으로의 여행이 아니었나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