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색의 그림같은 집에는 아름드리 자란 나무 두그루가 있습니다. 역시 하얀 나무울타리를 따라 앙증맞은 꽃들이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하지만 비가 내리는 집은 조용하고 쓸쓸하게까지 보입니다. 모두들 낮잠을 자고 있으니깐요.집안 침대에는 할머니가 등을 돌린채 자고 있구요, 등받이가 기다란 의자위에선 꼬마아이가 운동화를 벗어놓은채 자고 있지요. 꼬마가 꿈결인듯 일어나 드르렁 코고는 할머니 위로 올라가 다시 음냐 음냐 행복한 꿈을 꿉니다. 그리고는 있는지도 잘 몰랐던 커다란 개 한마리가 하품을 하며 꼬마 위에 올라가 꾸벅꾸벅 좁니다. 그러자 고양이가 깨어나 한껏 기지개를 펴고는 일어나 개위에 누워 깜박 잠이 듭니다. 어느새 생쥐 한마리가 쪼르르 고양위위에 앉아 겁없이 꼬박꼬박 졸기까지 합니다.쥐 위에는 벼룩이 한마리 앉았는데 말똥말똥 깨어 있네요.말똥말똥 벼룩이 쥐를 콱 물어서 쥐가 고양이를 깜짝 놀래키자, 고양이가 개를 할퀴고, 개가 꼬마위에 떨어지니까 꼬마가 할머니와 부딪쳐서 할머니가 떨어지는데 그바람에 침대가 와지끈 하고 부서지고 만답니다.반복되는 문장은 운율처럼 아이들을 좋아하게 만들지요. 거기에 재미난 요소까지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똑같은 배경으로 등장하는 그림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할수도 있구나하고 놀랄 뿐입니다. 색깔이 아름답고 환상적일 뿐아니라 등장인물들의 움직임이나 표정들이 과히 예술입니다. 첨엔 저도 생쥐나 벼룩이 원래부터 이 방에 있었는지 몰랐었거든요, 그래서 다 읽고 나서 윤서하고 동물들이 어디 숨어 있었는지 찾기 놀이 했었어요. 거울위에 있던 생쥐가 이번엔 어디에 숨었지? 하면서 말이에요. 벼룩 찾기는 정말로 장난이 아닌 난이도에요. 하지만 반딧불이처럼 빛이나는 것처럼 표현되어 있어서 톡톡 튀면서 의자위에서 물병 앞으로 생쥐위까지 튀어가는 1단계 벼룩 찾기와 잠자던 생쥐를 깨우면서 도망가는 난이도가 한차원 높아진 2단계 벼룩찾기는 정말로 재미 있답니다.거기다 이 그림은 색깔의 변화를 눈여겨 볼만합니다.보랏빛마저 감도는 첫장면에서 색이 점점 푸르러 지다가 벼룩이 쥐를 깨우는 장면부터 창가부터 시작해서 노란색이 늘어가 초록빛으로 배경이 바뀝니다. 그리고 마침내 가족들이 모두 낮잠에서 깨어난 순간은 빗방울이 멈춘 햇살이 도는 창과 함께 바탕이 온통 환한 노랑입니다.떨어지는 동물이나 꼬마가 거울에 비친 모습까지 놓치지 않고 세밀한 표현이 참 섬세하구요, 마지막 장면은 다시 첫장면에 등장했던 멋진 저택이 마무리 짓습니다. 쓸쓸하니 세발 자전거 하나 달랑 있던 정원에는 할머니와 뛰어노는 꼬마와 커다란 개와 고양이가 정원을 가득채우고 있어 아주 대조적이지요. 뾰족 지붕위로 무지개까지 이 분위기에 한몫하지요.부부만큼 서로를 잘 아는 관계가 있을까요? 정말 멋진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