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 브라더스 -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며 난 일본만화 ‘멋지다 마사루’를 생각했다. 지극히 평범하게 살고 싶은 주인공에게 몰려드는 기묘한 주변인들. 그들을 내치지 못해 그들을 귀찮아하며 점차 그들과 공명하는 주인공. 이 책은 이 구조를 거의 차용한다.

 

만화가이지만 벌이가 쉬언찭은 주인공. 그에게 출판사 영업부장이었지만 지금은 백수 기러기아빠, 만화를 가르쳐준 이혼남 싸부, 만년고시생 대학후배가 모여든다. 이런 구조의 핵심은 사이드캐릭터와 주연캐릭터의 부조화속에서 얼마나 독자가 공감할만한 이유로 융합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보는데 ‘망원동 브라더스’는 이를 충분히 계승한다.

 

의도와는 다르게 가볍게 책을 들어 한번에 책을 독파했다. 그만큼 글은 경쾌하고 몰입도가 좋다. 또한 주인공의 속마음과 주변인물의 행동과의 대치, 그를 살리는 작가의 맛깔나는 문체, 알고보면 암울하지만 쾌활한 인물들,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지만 점차 독자를 궁금하게 하며 ‘일상’이 ‘사건’들로 바뀌는, 영화같은 챕터의 연속은 이 책의 미덕이 아닌가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해본다. 그들처럼 살면 참 재미있을것 같다. 이런 질문이 생성되는 순간 망원동 브라더스는 ‘망원동 판타지’로 발전한다. 생각만 하여도 재미있을 것 같은 망원동 판타지. 마지막 장을 읽으며 그들과의 이별이 아쉬웠지만 오늘은, 아니 조만간 망원동에서 꼭 술 한잔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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