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정네덜이라는 게 일덜은 다 부려먹으믄서 무슨 일 결정할 때는 지법 으센 척들 허는걸 보믄. 우리나라가 시방이 모양이 꼴인 게다 지덜 탓인 줄덜은 모르구 유세덜은 드럽게 허네. 아니 깟놈의 효도라는 것두 다 여자들 등 후려가든서 허는 게지, 지덜이 밥한 끄니를 따뜻이 지어바치기를 하나, 오줌똥 수발을 한번이라두 들어보길 허나.‘

박씨네는 술자리에 모인 마을 남정네들이 근엄한 표정으로 효도를 강조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부아가 났다. 그놈의 효도라는 것이 이십사시간 부려먹을 여자들이 있으니까 허는 소리덜이지 무언가.

아닌게아니라 둘째올케가 못 견디는 것도 그랬다. 어머니가 저지레할 때마다 도와줄 생각은 하나도 안하는 오라비가 술이라도 취하면 어머니 잘못 모신다고 닦달질이나 해대니 누가 견뎌낼 거여...


-‘수의‘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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