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사람들은 인턴들이 없을 때 인턴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직 일해본 경험이 없어서 오히려 일을 만드는 경우도 많고, 일을 습득하는 속도도 느리다는 말이었다. 그런 불만들은 ‘그래도 인턴을 챙겨야 한다‘는 시혜적인 말로 끝나곤 했다. ‘우리‘가 그들을 도와야 하고, 이끌어야 한다는 식이었다.
팀 사람들은 그녀에게 다희와의 관계에 대해서 묻곤 했다. 어차피 떠날 확률이 더 높은 사람에게 왜 그렇게 잘해주느냐고. (...) 대졸 공채 출신 정규직 사원과 친밀하게 지냈더라면 그런 질문들 받을 일도 없었으리라고 생각하면서.
그녀는 회사 내의 대학 동문 모임에 초대받아 참석한 적이 있었다. 몇 기수 위 선배가 인트라넷 메시지로 동문들을 비밀리에 초대했다. 그 자리에 가서 그녀는 인간이 배타적인 공동체에서 얻는 끼리끼리의 저급한 쾌락을 읽는 동시에 어린 여자인 자신이 그들의 ‘진짜 우리‘에 들어갈 수 없음을 알았다. 그리고 더 이상 그들의 ‘우리‘에 관여하고 싶지도 않았다. 왜 그 모임에 다녀와서 기운이 없고 울고 싶었는지 그녀는 다희와 대화하며 알 수 있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모두 같은 목소리로 저마다 방백하고 있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