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잔상들
장혜령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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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태어나지 않은 사람, 또는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만난 적 없는 사람의 언어를 받아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강렬한 감정을 느낄 때, 그것은 사실 내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그이에게서 온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투명한 각주로 된 아가미를 양쪽에 매단 마리오네트인형처럼 누군가의 손에 의해 움직여지고 또 실로 연결된 다른존재를 움직이게도 하면서 걸어간다. 그런 일들이 너와 나에게 동시성이란 이름으로 나타난다. 만나지 않은 우리 사이를 관절처럼 접합하며 이 세계가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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