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혁명 이반 일리치 전집
이반 일리히 지음, 허택 옮김 / 사월의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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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개발은 무엇보다 심리 상태이다. 심리 상태와 의식의 형태가 저개발의 심각성을 이해할 수 있다. 심리 상태로서의 저개발은 대중의 필요가 상품에 대한 수요로 바뀔 때 발생한다.

즉영원히 닿을 수 없는 곳에 놓인 상품 패키지만이 필요의 해결책이 될 때, 저개발의 심리가 생겨난다. 
이런 의미의 저개발은 교실, 식량, 자동차, 병원의 공급이 다 같이 늘고 있는 나라일수록 더 급속도로 번져간다. 그곳에서 지배 계층은 애초부터 부유층에 맞게 설계한 서비스들만을 구축한다. 그들이 이런 식으로 수요를 독점해버리면, 나머지 대다수가 필요를 충족할 가능성은 영영 사라지고 만다.

의식의 형태인 저개발은 마르크스와 프로이트의 이른바 ‘물화 (Verdinglichung, reification)가 극단으로 나타난 경우라 하겠다.
여기서 말하는 물화란 필요를 느끼는 인간의 실제 감각이 대량생산된 상품에 대한 수요로 딱딱하게 굳어진 것을 말한다. 

가령 갈증이라는 감각이 콜라를 마시고 싶다는 
욕구로 바뀌는 것이 그러하다. 
물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거대 관료조직이 인간의 기본적인 필요를 조작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소비자가 될 사람들의 상상력을 가둠으로써 그렇게 한다.
다시 교육 분야로 돌아가 보자. 학교교육의 집중 판촉 때문에 사람들은 학교 가는 것을 교육과 동일시한 결과, 이제는 일상이에서조차 두 용어를 구별 없이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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