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의 혁명 이반 일리치 전집
이반 일리히 지음, 허택 옮김 / 사월의책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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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에서 변화가 일어나려면, 
가는 가닥들이 모여 굵은 밧줄을 이루듯 한 인간의 삶을 이루는 여러 가닥의 행위에서 생긴변화가 한데 모여야 합니다. 

직장에서든, 거리에서든, 애인을 만나 때든, 한 사람의 행동이 변화하는 것은 개인적 깨달음 때문입니다. 그 깨달음이 새로운 습관으로 이어져 그를 자유롭게 하거나, 아니면 그저 도시의 박자에 맞춰 죽은 듯 복종하며 살게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행동의 변화보다 더 혁명적인 변화는 개인 각자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정박지를 도시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에게 도시화란, 그의 가장 내밀한 감정과 욕구에 새 좌표를 정해주는 세상에서 다시 방향타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도시 이데올로기에 맞춰 개인 능력이능력에 명찰과 표어가 새로 부여되고, 거기에 또 상징들이 붙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다른 산업생산물처럼 도시도 한 묶음의 사용지침서와 함께 신입자에게 팔립니다. 
이 지침은 도시에 퍼진 신앙을 미불신자를 당혹스럽게 합니다. 이 신앙에는 여러 교리가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도시에서는 의료를 통한 생명 연장, 학업 성적과 자격증, 연이은 승진과 직업적 성취를 최고로 칩니다. 
생산과 소비를 잣대로 모든 가치를 평가하며,
출산도 그 점에서는 예외일 수 없습니다.

 행동의 변화, 태도의 변화, 신념의 변화는
 동시에 일어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변화시킬 수 있는 소수만이 다른 이를 밀치고 풍요의 작은 섬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아이를 많이 낳고 높은 소비 수준을 누리는 생활은 소수만이 누리는 사치입니다. 
이들은 대개가 그렇듯이 원래는 부르주아가 아니었지만, 어쩌다 행운을 잡아 빠르게 기반을 닦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대다수 부부가 사회적 상승을 앞당기려면 가족 규모를 최소로 조절하는 길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평생 동안의 절제가 필요한 이런 가족 조절은, 오두막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그는 단조로운 학교교육이나 무미건조한 사무실, 시계처럼 돌아가는 일과에 묵묵히 복종하는 훈련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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