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곤이 평상에 궁둥이를 걸치는가 싶더니만 벌렁 등을 대고 누워 비비적거렸다. 그러곤 게으름이 닥지닥지 내려앉은 속눈썹을 끔뻑이며 중얼거렸다.
"어어! 이어도여, 이어도여!"
‘또!‘
걸신들린 식충이마냥 먹을 거라면 사족을 못쓰는 박기곤은 제 입에 관한 일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게을렀다.
움직이는 걸 얼마나 싫어하느냐면, 박기곤이 입에 달고 사는 소리가 바로 이어도 타령이었다. 그 섬에 가면 일을 안하고도 살 수 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사내로 나서 고작 일하기 싫은 마음에 이어도나 읊조리는 한심한 인생이라.‘ - p.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