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주사 통론
아나바 이와키치 지음, 서병국 옮김 / 한국학술정보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이나바 이와키치는 만철과 조선사편수회의 修史官으로서 만선사관의 주창자였으며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한 자이다. 만선사관은 조선의 주체적인 역사발전을 부정하고 타율성을 강조한 이론으로 식민사관의 뿌리가 된 이론이다. 이러한 점을 잘 유념하고 비판적인 사고로 이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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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nard 2019-06-24 0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로 이 책의 저자는 아나바 이와키치가 아니라 이나바 이와키치(稻葉 岩吉)입니다.

사실 우리가 만주를 상실한 이유는 책소개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러시아가 만주와 연해주 일대를 침략해서도 아니고 일본의 2차대전 패망 후 지나가 그 공백을 순식간에 메워서도 아닐 것입니다.
만주가 우리 역사에서 이탈한 결정적인 계기는 모두가 주지하다시피 신라의 불완전한 삼국통일 때문이었고 남북국시대 동안 발해와 신라가 서로 적대하면서 인적물적교류가 단절되다시피 한데다(현재 남북한의 대립과 단절처럼) 발해가 멸망한 이후 그 공백을 신라(고려)가 메우지 못하고 거란이 메웠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려는 거란과의 전쟁에서 이기긴 했으나 그들을 만주에서 완전히 몰아내지는 못하였고 여진정벌(여진의 선공과 약탈로 부터 비롯되기는 하였으나)에서 성공하지 못한 후 오히려 金國에 사대하는 지경에 이른 데다가 몽골의 강성과 침략의시기에 이르러서는 국가의 명맥을 잇기에 급급한 처지로 전락하였는데 어찌 만주 회복을 논할 수가 있었겠습니까?(단재 신채호가 이른대로 묘청의 난을 일천년래 제일기회라 칭한 것이 결코 허언만이 아닐 것입니다)
고려 말에 이르러 일시적으로 요동정벌을 성공하였지만 明의 부상과 성리학 세력의 대두로 물거품이 되었고 만주 고토 회복은 그야말로 요원한 꿈이 되어 갔습니다.
조선 태종과 세종대에 북방개척을 꾀했으나 요동 대신 여진 쪽의 영토를 일부 뺏는 데에 그치고 말았고 왜란과 호란을 겪으며 고토 회복은 커녕 국가의 존속을 유지하는 데 급급했던 것이 우리의 역사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이 이러할 진대 무슨 러시아와 지나의 침입으로 우리의 땅을 지킬 기회를 잃었고 일본이 러시아로부터 만주를 지키기 위해 러일전쟁을 했다는 엉뚱한 논리를 늘어 놓는 지 알 수가 없는 노릇입니다.(러일전쟁은 한반도를 집어삼키기 위한 전쟁임은 초등학생 조차도 알고 있는 주지의 사실이자 기본상식입니다)
일본은 한반도 침략을 위해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을 한 것이고
중원침략을 위해 1931년 만주를 침략하고 괴뢰만주국을 세운 것이며,
그 뒤 1937년 중일전쟁은 중원을 먹기 위한 전쟁이었고 2차세계대전에 참전한 건 차이나를 완전 지배하고 동남아의 자원을 침탈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건 기본적으로 널리 알려진 역사적 상식입니다.

일본이 청일전쟁에서 패퇴하였다면 한반도침략은 더 지연되고
우리의 피식민지배기간은 더 짧아졌을 것이며
러일전쟁에서 패배하였다면 일본의 한반도 병탄은 사실상 불가능하였을 것입니다.
(러일전쟁에서 러시아가 이겼다면 우리가 러시아에 먹혀 공산화가 됐을 거란 게 뉴라이트 일베 조중동 등의 헛소리인데 당시 러시아는 사회주의 혁명 전이었고 러시아가 만주에 영향력을 증대시킬 지 언정 완전 침략은 어려웠으며-중국의 국력도 커지고 있었고 국제사회(영,미)가 이를 용납할 리가 만무하므로-한반도가 러시아의 완전 지배 하에 놓일 가능성은 매우 낮았다고 저는 추론합니다)

따라서 만주 고토의 회복을 못 이룬 것은 러시아나 중국(漢族),일본 때문이 아니라-물론 국제정치경제학상 전혀 무관하다고 볼 수 만은 없겠으나-우리의 역량 부족과 내부 사정(당시 지배세력 내부의 이해관계 불일치와 고토 회복에 대한 의지 부족,경제력을 포함한 국력의 부족 등)에 기인한 탓이 더 크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현재도 마찬가지로
만주 회복을 논하기 전에 한반도의 통일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며
남북통일을 위해선 국제정세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인들 자신의 통일의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의지가 희박하다면 통일은 요원할 것이며
천수백년 전에 일어난 일이 반복되면서(북방영토 상실과 韓민족의 異민족화)
만주 회복은 커녕 한반도 통일 조차 어려울 것입니다.

(참고로 추언하자면
혹자는 조선 말에 간도를 개척하여 만주의 일부가 우리 땅에 편입되었으므로
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할 지도 모르겠으나
고려 말과 마찬가지로 본국(고려,조선) 내의 정치적 상황(고려-쿠데타와 왕조교체, 조선-외세에 의한 피식민지화)으로 인하여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현재는 구한말의 상황과는 또 다릅니다.
다량의 핵무기를 가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강력한 중국의 존재를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미 만주에 사는 漢족(대부분 조선말기에서 일제시기에 이주)의 수가 1억이 넘는 상황이라 이를 역사적으로 되돌리기에는 시기가 너무 늦어 버렸다고 아니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설사 중국과 전면전을 해서 일방적으로 압도할 수 있는 수준이라 해도
그리고 중국이 사분오열하여 여러 개의 정치체로 쪼개지는 상황이 온다 할 지라도
우리 나라가 만주에 대해 현재적 영유권을 주장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 돼 버렸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그러나 비록 현실이 그러하더라도 만주가 우리 역사와 민족의 한 근원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만주의 영유권이 현실적으로 외국에 있다 할 지라도 역사 마저 그들에게 귀속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역사가 백인들의 것이 아니듯이 켈트 족의 역사가 앵글로 색슨 족의 것이 아니듯이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의 역사가 漢족의 것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혈연적 역사적 후예인 우리들의 것이지 결코 중국의 것이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자기자신을 상실한 민족은 결코 재생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