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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수영장 ㅣ 생각쟁이 그림책 5
레베카 패터슨 글.그림, 서연 옮김 / 아이맘(전집)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제목과 지금의 날씨와 참 잘 어울리지요.
이렇게 더운 날, 물놀이는 최고이니까요.
수영장은 수영장인데 신기한 수영장이라 하네요.
<신기한>이란 단어로 궁금증이 더해집니다.

책의 겉장을 양쪽으로 펼치니 수영장의 모습이 나타납니다.
수영장에 걸터 앉아 있는 아이,
잠수하며 자유롭게 물을 즐기는 아이,
물장구의 즐거움을 가득 느끼는 아이,
그리고, 보조 튜브를 낀 채, 조금은 심난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이....
이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으리라 짐작하게 합니다.

표지를 넘기면서 바로 이야기가 시작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부지런히 수영복을 갈아있고 신나게 수영장으로 향하는 아이들과
조금도 신나지 않는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그들을 바라보는 아이.

다시한번 책의 제목이 등장하는데도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네요.
왼쪽의 초급반 아이들과 오른쪽의 상급반 아이들의 모습이 참으로 상반된 것에 피식 웃음이 나오고,
제가 처음 수영을 배웠던 그 때 그 시절이 떠올라 심히 공감도 되는 모습입니다.
양쪽 학급에 속한 아이들의 감정, 심리상태가 단순한듯 하면서도 섬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제 진짜 이야기가
"난 절대 물 속으로 뛰어들지 않을거야"하며 시작됩니다.
처음 수영을 시작할 때의 아이들 마음은 다 그러하겠지요.
꼭, 수영이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는 누구나 같은 마음일꺼예요.
두렵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자신없기도 하고,
능숙히 잘 하는 다른 이들에 대해 한없이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첫번째의 대사와 아이의 표정, 아이의 눈길로 충분히 공감되고, 이해됩니다.
아이는 수영 선생님의 지시 내용을 하나씩 짚어가며 생각합니다.
머리를 아래로 하고, 엉덩이를 위로 올리려면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늘,
그리고 물고기의 꼬리가 있어야 한다구요.

이렇듯 수영에 대한 두려움이 가득하였을 때 친구가 한마디 합니다.
"너 그거 알아? 수영장 깊은 곳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데 수영을 잘 하는 사람은 그 구멍으로 내려가
바다로 갔다가 다시 돌아온대~"
아~
이 이야기에 아이는 수영을 잘해지고 싶어지지요.
선생님의 이야기를 잘 기억하며 열심히 수영 연습을 합니다.
어느덧 보조 튜브도 없네요....?
열심히 수영하고 올라오는 아이의 눈 앞에 수영선생님이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여줍니다.
그 순간의 아이 표정은 매우 뿌듯하고, 행복하고, 만족스러워 아주 밝고 환하게 웃습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샤워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마무리 됩니다.
수영을 시작하는 아이의 감정상태를 섬세하게 잘 짚어주면서도
수영장 속 깊은 곳에는 큰 구멍이 있을꺼라는 이야기로 상상 속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수영 초보자들에게는 수심 깊은 곳은 미지의 대상이 됨을 시작으로 한 상상이겠지요.
그 상상은 도심을 통과하는 그림과 함께 또 다른 상상을 하게 됩니다.
그림 속에서는 수도관 아래의 통로로 지나가고,
통로는 지하철 아래에, 화석들 아래에 자리잡고 있음에 더욱 신기합니다.
맘껏 상상할 수 있는 수영장이 신기하며
두려움과 걱정, 소심함을 이겨낼 수 있는 수영장이 참 신기합니다.
똘똘이에게는 상상력과 함께 자신감,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도와주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