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가오리, 그녀의 섬세한 문장과 담담한 문체를 좋아한다. 그녀의 작품 중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반짝반짝빛나는'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같은 작품을 기대하며 이번작품을 보아서는 절대안된다. 이번 '차가운 밤에'는 단편모음집이다. 그 수를 세어보니 21편 177페이지라는 점을 감안했을때 1편당 8.5페이지가 된다. 휴...이 점을 염두해두고 읽어야 할 것을 그냥 무작정 그녀의 책이라 생각해서 마구 읽기 시작했더니 단편으로써의 묘미가 사라져버렸다. 묘미가 사라진 시점에서 이러면 안되겠다 생각해서 그리고 다시 책을 주워 읽기 시작했다. 천천히 단어를 음미하면서..읽기 시작했다. 묘한 감정이 불타올랐다. 감정이 북받쳐오르는 것도 아니고 잠기는 것도 아니지만..스멀스멀 무언가가 올라온다. 단숨에 읽어버리면 안된다. 그러면 뭐하러 이 책을 써나하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형편없어보인다. 하지만 천천히 그려보며 읽어보면 단편의 문장이 들어오게 된다. 이 수많은 단편들을 '차가운밤에'와 따스한접시'로 나누어 놓았다. '차가운 밤에'는 죽음과 삶의 묘한 거리를 두고 현실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될이야기를 썼다. 미묘한 그 차이는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해 따스한 유령의 이야기로 아득한 아스라히 멀어져간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이야기로 그런이야기로 묶어져 있다. '따스한 접시'에서는 한가지의 사물이 중점이 되게 만들어진 이야기라 생각했다. 소소한 행복이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 하지만 책을 다 읽은 이 시점에서 사실 식상해졌다. 뭔가 파격적인 것을 원한 것은 아니였지만 뭔가 2%부족한 느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