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으로 치료하다.

면장 선거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7년 5월

 역시 '오쿠다 히데오'다. 그의 작품 '공중그네'와 '인 더 풀'을 읽었는데 그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유쾌 통쾌하면서 작품이 이렇게 가볍지 않은 것은 정신병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작품에 등장하는 의학박사'이라부 이치로'와 간호사 '미유키'는 어울리지 않지만 서로의 독립성을 인정하기 때문인지 어색하지 않다. 이번 책에서는 4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구단주>는 자신이 쥐고 있는 권력을 놓지 못하는 다나베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재계에서 물러서게 됐을경우의 불안한 심리가 밖으로 죽음을 두려워하는 병으로 나타나게 되고 터지는 플래쉬에서 현기증을 느끼고 좁은공간에서 관을 상상하며 공황상태가 오기에 이르렀다. 그에 대한 이라부만의 특별한 처방법은 좁은 차가 타기 싫으면 오픈카를 타라~! 플래쉬가 두려우면 썬그라스를 껴라..하핫 그의 재치에 두손 두발 다 들었다. 그의 이런 처방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하지만 문제를 꼬집고 있다. 말과 행동이 맞지 않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이라부는 그런 인물과는 동떨어진 가상의 인물이다. 정말 이런 의사가 있다면 재미있을 것 같다.

 <안퐁맨>은 불필요한 것들은 없애면서 급기야는 알츠하이머 증상까지 보이게된다. 갑자기 우리나라의 가나다 격인 히라가나가 생각이 나지 않는등 이에 대한 이라부의 처방법은 유치원을 다녀라 라는 것이다. 유치원을 들어가서 히라가나를 배우라는 것이다. 사실상의 치료는 웃고 즐기면서 병이 치유가 됐다. 이 세상의 모든 감정들은 필요한 것이다. 화라는 감정 또한 없어서는 안될 감정이다.

 <카리스마직업>은 연예인의 늙어감을 인정하지 않고 시간을 붙잡고 싶어하는 감정이 극대화대서 나타나는 문제가 등장한다. 모든 사람은 늙는 것을 싫어한다. '내인생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그녀도 이렇게 이야기한다. 늙어가는 황혼이 아름답다고 하는 사람은 가식이다. 다 뻥이다. 자신은 늙어가는 것이 싫다고한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들여다 봤을때 생긴 목의 주름을 볼때마다 소리지르고 싶어진다고..누구나 그런 것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도 심해지면 병이 아닌가? 그 병의 인물이 이 책에 나온다.

 <면장선거>는 한 마을에서 면장을 뽑기위한 전쟁이 나오는데 그 마을 면사무소로 2년동안 발령을 받은 사람의 갈등이 등장한다. 갈등으로 인한 신경성 위경련이 일어난다 이렇듯 사람은 정신적인 문제로도 몸상태가 바뀌어버린다. 이라부처럼 긍정적이며 밝게 때로는 바보스러울 정도로 천진 난만하게 살아가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 아닐까 싶다. 누구나 갈등으로 고민할때가 많다. 하지만 모든 갈등의 끝은 닥치고 보자. 라는 식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고민한다고 고민이 해결될 것이 아니면 고민을 사서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상사 때문에 많을 갈등이 생긴다. 그 갈등으로 자신이 고쳐야 할 문제점들은 고쳐야 겠지만 남을 고치게 만들 갈등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하면 남을 바꿀까?가 아니라 자신을 어떻게 바꿀까 고민해야하는 것이다. 남은 나로 인해 바뀌지 않는 다는 사실이다.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신념을 가끔은 버리는 것도 필요하다. 오늘은 이랬다가 내일은 저런다고 해도 내일은 진보한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다. 진보한 모습이지 신념을 바꾼 모습 정직하지 않는 내 모습이 아닌 것이다.

 읽는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고 읽고 나서도 여러문제를 재차 확인하게 되는 이 책은 읽어도 읽어도 재미있다.

 이라부 종합병원의 원장 아들이면서 의사협회 이사 아들로 부자집 도련님이지만 항상 환자위를 군림하려는 그가 아니라 동등한 입장에서 같이 서서 문제를 해결할려는 그의 모습이 어쩌면 독자들을 이렇게 끌어들였는지 모르겠다. 이런 그가 너무 사랑스럽기만 하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무척 좋아해서 그의 활기찬 문체 또한 너무 좋다. 그래서 나의 나름대로 작가의 이미지를 그려보았는데 작가=이라부 라는 공식이 성립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다른 책에서 그의 성격이라든지 생활모습이라든지 그런 것을 조금 느낄 수 있었는데 의외로 다른 인물이였다. 충격이지만, 아직도 생각한다. 어쩌면 내면 깊은 곳에 이라부가 살아있지 않을까?하고 하핫..

 가상의 인물이지만 이라부한테 푸욱 빠져버렸다. 그의 작품을 한번도 읽지 않는 독자라면 이 소설을 추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