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수산나 타마로 지음, 이현경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간만에 읽은 좋아하는 이야기 전개방식이다. 주인공의 자아발전과 더불어 철학적인 이야기까지 가미가 된 이야기. 읽으면서 호밀밭파수꾼과 똑같은 색깔의 느낌을 전해 받았다. 이 책의 제목인 '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는 책의 마지막 즈음에 나온다.작가가 이탈리아 국영 방송을 위해 동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고 해서 그런지 책에는 동물에 관한 이야기가 인간세상과 종종 비교가 되면서 이야기 된다.
 책 소개에는 발테르와 안드레아, 두 젊은이를 축으로 펼쳐지는 성장소설로서 <불> <땅> <바람>의 세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라고 해서, 사실 발테르와 안드레아가 주인공이고 두 주인공이 이야기를 펼쳐 나가는지 알았다. 실상 내가 읽어본 바로는 소개가 조금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로는 맞지만 이 책은 발테르의 성장이야기이다. 안드레아의 성장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이야기 전개방식이 아닌 편지로 내용이 남겨져 있고 남에 의해서 전해진다. 그리고 안드레아는 채 성장하지 못하고 자살을 한다. 모든 것에 용서를 구하는 것은 발테르 뿐이다. 그리고 남겨진 것은 발테르 뿐이다. 안드레아는 발테르의 성장을 돕는 구성요소일 뿐이다.

 <불>의 편에서는 발테르가 부모와 모든 사회에 증오심을 키우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오랫동안 나는 배경음이었다. 나는 저절로 열렸다가 닫히는 문이었고 삐걱이는 침대였고 갑작스러운 기침소리였고 재채기였다.]-p.27

 발테르는 어머니는 아버지에게 희생당하는 존재인줄 착각했지만 이내 공범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증오심만 더 커지고 세상에는 자신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청소년기를 보내다가 알콜중독자 부랑아들 치료 센터에서 안드레아를 만나게 된다. 이로써 발테르는 자신이 키워왔던 증오는 어떠한 형태였는지 알게 된다. 안드레아 만큼 마음이 맞는 친구를 발견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둘은 우정을 쌓아간다. 그곳을 나와서 둘은 그 후 만나지 못한다. 하지만 평생을 발테르의 마음속에 자리잡는다.

 <땅>의 편에서는 발테르가 직업을 가지고 그곳에 정착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사랑또한 하게 된다. 결국은 그 사랑에게도 배신당하게 되지만 말이다. 한번 사람을 배신한 사람은 또 배신할 수 있다. 발테르에게 있어서는 유일한 사랑이였지만 그녀에게 있어서는 발테르가 유일하지 않았다. 남편도 있었다. 둘의 사랑은 원래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관계였다.

<바람>의 편에서는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후 이다. 아버지는 치매에 걸리셨다.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애기처럼 놀기만 원하고 어렸을때 술마시고 물건을 집어던지던 모습의 아버지가 아니였다. 아버지라서가 아니라 그냥 한 인간으로써 그 모습이 애처럽게 보였다. 이렇게 늙어지면 작아지는 구나 한낱 인간에 불과했구나..술을 마시고 물건을 집어던지던 그런 아버지를 용서하는 것이아니다. 자신의 앞에 있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죽어가는 불쌍한 인간을 용서하는 것이다.뭔가 가슴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 안드레아를 찾아가지만 안드레아도 죽은 후 였다. 안드레아의 편지에는 인간의 살인에 관하여 자신이 한일에 관하여 잘 못한 일들이 후회처럼 늘어져있다.

 인간에 대한 증오로 시작하는 소설이지만 주위의 모두가 죽지만 마음은 가볍게 이야기가 마무리 되고 있다.

 [나는 지금까지의 내가 아니라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는 고래였따. 사바나를 걷는 사자였고 강물을 마시는 사슴이었다. 시앗이었꼬 식물이었꼬 네 발로 비틀거리며 걷는 어린 말이었다. 죽어가는 코끼리. 지쳐 힘을 잃은 그 코끼리의 거대하고 경험이 많은 육체였다.]-p.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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